트럼프 3번째 기소… 이번에도 반사이익?

■ 연방특검, 1·6사태 관련 기소
대선 뒤집기 등 4개 혐의 추가
사실상 ‘의회난입’ 배후로 지목
트럼프 “마녀사냥 실패할 것”
지지층 또 결집하게 될지 주목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namdol@munhwa.com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이리에서 열린 선거 유세 현장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우며 답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6 의사당 난입사태를 통해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한 혐의 등으로 1일 잭 스미스 연방 특별검사에 의해 기소됐다. 앞서 미 대통령 최초로 두 차례 형사기소 됐지만 지지층 결집으로 반사이익을 본 트럼프 전 대통령이 또다시 기소됨에 따라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당내 경선 및 본선 결과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스미스 특검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을 2021년 1·6 의사당 난입사태와 관련해 미 정부를 기만하기 위한 모의 혐의와 선거결과 인증 등 의회 공무집행 방해 혐의, 공무집행 방해 모의 혐의, 투표권 침해 모의 혐의 등 4개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기소장 제출 후 “1월 6일 수도에 대한 공격은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전례 없는 공격이었다. 이는 정부의 근본 기능인 개표와 대선 결과를 입증하는 국가 과정을 방해하려는 피고의 거짓말로 촉발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기소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3일 워싱턴DC 연방법원에 출두해 기소인부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는 성명을 통해 “2024년 대선을 방해하려는 바이든 대통령 측과 법무부의 한심한 시도”라며 “마녀사냥은 실패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번 기소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해에만 3월 성추문 입막음 의혹 사건, 6월 기밀문서 반출 사건에 이어 세 번째 기소되는 기록을 세웠다. 조지아주 풀턴카운티 검찰 역시 8월 중순 2020년 조지아주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해 압박을 가한 의혹과 관련해 그를 네 번째로 기소할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 두 차례 기소에도 공화당 지지층 결집으로 오히려 지지율이 상승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시에나칼리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년 맞대결이 예상되는 바이든 대통령과 가상대결에서 각각 43%로 동률을 기록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둘러싼 사법리스크가 커지면서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이날 NYT 조사에서 응답자 51%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심각한 연방 범죄를 저질렀다’고 답했고, 53%는 그의 행동이 ‘민주주의를 위협할 정도’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기소 직후 후원금이 400만 달러였던 반면 두 번째 기소 때는 130만 달러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