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에 바르는 ‘젤’로 심근경색 치료한다

GIST·전남대병원, 수화젤 심근 패치 개발
외과 수술로 붙이는 기존 패치 부작용 해소
"접착성 뛰어나고 동물실험 효능도 확인"

심장에 바를 수 있는 수화젤 심근 패치 모식도. 사진 제공=GIST

[서울경제]

심장에 젤을 바르는 방식으로 심근경색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전도성 수화젤 심근 패치’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이재영 신소재공학부 교수와 안영근 전남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전도성 수화젤 심근 패치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성과는 재료 분야 국제 학술지 ‘ACS 나노’에 최근 게재됐다.

심근경색은 심장 근육이 혈액을 공급받지 못해 괴사하는 질환이다. 이로 인해 심장 기능이 떨어지는 심부전이 발생하고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심장에 붙이는 심근 패치는 심장의 박동을 물리적으로 지지해줘 심근경색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패치를 의료용 스테이플러 등으로 외과적으로 심장에 봉합해야 하기 때문에 출혈, 염증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심장에 붙이는 대신 바르는 수화젤 심근 패치를 활용하면 이런 부작용을 없앨 수 있다. 수화젤 심근 패치는 기존에도 개발이 시도돼 왔지만 전기전도성이 떨어지거나 접착 물질로 인한 독성이 우려되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2차원 물질 ‘맥신’을 활용해 전기전도성과 접착성을 모두 개선한 새로운 수화젤 심근 패치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맥신은 탄소, 질소, 전이금속이 층을 이루는 구조로 결합한 물질로 전기전도성이 크고 물에 잘 결합하는 친수성을 가져 수화젤과 쉽게 상호작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용액을 도포하는 방식으로 5분 내로 심장에 수화젤을 바를 수 있으며 심장과의 접착성은 현재 의료용으로 널리 이용되는 ‘피브린 글루’보다 10배가량 크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연구팀은 또 실험 쥐에 수화젤 심근 패치를 붙이고 관찰한 결과 2주 만에 심장의 섬유화가 완화되고 심장 기능도 회복됐음을 초음파 검사를 통해 확인했다. 이 교수는 “향후 심근경색을 쉽고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심근 패치 플랫폼으로의 활용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윤수 기자 soo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