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침해 61% 중·고교서 발생… “학부모 방조·옹호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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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한 중학교에서는 교사가 중학교 2학년 학생에게 수차례 폭행을 당하고도 학부모의 민원 때문에 학생에게 사과하도록 요구받는 '황당한 상황'이 빚어졌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교권본부장은 "중학교 및 상급학교에 갈수록 학생들의 문제행동이 전면에 두드러지고는 있지만 실상 이를 방조, 옹호하는 학부모들의 인식 개선이 뒤따르지 않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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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 당한 교사 계단서 굴러
학부모 “정당방위였다” 항의
학교는 “서로 사과하자” 요구
울산의 한 중학교에서는 교사가 중학교 2학년 학생에게 수차례 폭행을 당하고도 학부모의 민원 때문에 학생에게 사과하도록 요구받는 ‘황당한 상황’이 빚어졌다. 당시 교사가 안전사고를 우려해 실내에서 뛰어다니는 학생을 제지하면서 옷을 잡았는데, 이 과정에서 학생이 신체 접촉을 당했다고 욕설을 하며 교사를 때렸다. 교사가 계단에서 굴러떨어지며 정신을 잃었지만 학생은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재차 교사를 발로 차는 등 폭행을 가했다.
더 큰 문제는 학부모가 “교사가 먼저 아이를 때려 아이가 정당방위로 행동한 것”이라고 항의하면서 빚어졌다. 학부모의 지속적인 항의에 지친 교장이 해당 교사에게 “서로 사과하고 일을 마무리 짓자”고 요구했다. 교사가 이에 반발하자 그제야 휴직처리 등 교사에 대한 보호조치를 취했다. 당시 사건으로 충격을 받은 교사는 이듬해 다른 학교로 이동했다.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극단 선택 사건을 계기로 초등학교뿐 아니라 중·고등학교 등에도 만연한 교권침해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2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교육활동 침해행위는 3035건으로 최근 4년 중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이 중 61.4%(1862건)가 중·고등학교에서 발생해 초등학교보다 교권침해 실상이 더 심각했다.
지난해 학교 급별 교권침해행위자를 보면 초등학교에서는 학부모 등의 비중이 29.6%로 중학교(3.8%)에 비해 높은 반면, 중학교에서는 학생의 비중이 96.2%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초등학교에서 문제행동을 교정받지 못한 채 상급학교로 진학하게 된 학생들이 결국 ‘통제 불능’ 존재가 돼 교권을 무너트리고 있다는 의미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교권본부장은 “중학교 및 상급학교에 갈수록 학생들의 문제행동이 전면에 두드러지고는 있지만 실상 이를 방조, 옹호하는 학부모들의 인식 개선이 뒤따르지 않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말하기도 했다. 서울중등교장협의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교권침해 행위가 발붙일 수 없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해 총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지현·이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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