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커브, 류현진 리듬 찾았다"…美도 14개월 기다린 복귀전, 관심 폭발했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미친 커브였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베테랑 좌완 류현진(36)을 향한 미국 현지의 뜨거운 관심이 쏟아졌다. 류현진은 지난해 6월 토미존 수술을 받은 지 약 14개월 만에 메이저리그 마운드로 돌아왔다. 수술 당시 12개월에서 18개월 정도 회복 기간을 예상했는데, 재활 기간 몸무게를 무려 13㎏이나 독하게 감량하며 재기 의지를 보이더니 최장 예상 기간에서 4개월을 단축시켰다.
캐나다 매체 '스포츠넷'은 '로저스센터는 정말 바쁘게 돌아갔다. 트레이드 마감일에 맞춰 로스터 변동이 있었고, 유격수 보 비솃의 무릎 부상 관련 소식도 있었다. 하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건 류현진의 복귀 소식이었다'며 관심이 뜨거웠던 현장 분위기를 알렸다.
류현진은 2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3년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9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며 패전을 떠안았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7.20이 됐고, 토론토는 3-13으로 크게 졌다.
투구 내용 가운데 눈에 띄는 건 커브 구사 비중을 늘린 것이었다. 류현진은 80구를 던지면서 직구 33개, 체인지업 22개, 커브 20개, 커터 5개를 던졌다. 부상 전에 자주 활용했던 커터를 대폭 줄이고, 커브의 비중을 늘려 변화를 꾀했다. 직구 구속이 최고 91마일(146㎞), 평균 89마일(143㎞)로 메이저리그 투수들 평균 구속보다 느리다 보니 더 느린 구종인 커브를 섞어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으려 했고 어느 정도 효과를 봤다.
메이저리그 피칭 애널리스트인 롭 프리드먼은 류현진이 이날 던진 커브 영상을 따로 편집해 올리며 "미친 시속 70마일(112㎞) 커브"라고 평했다. 우타자 바깥쪽 낮은 공으로 뚝 떨어져 헛스윙을 이끌어낸 장면이었다.
류현진은 1회초 시작부터 2루타 2방을 허용하는 바람에 2실점하고, 2회초에도 한 점을 추가로 내주면서 0-3으로 끌려갔으나 2회말 대니 젠슨의 투런포, 3회말 브랜든 벨트의 동점포로 3-3 균형을 맞추자 안정감을 찾아 나갔다. 류현진은 3회부터 5회까지 3이닝 동안 볼티모어 강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류현진이 내려간 뒤로 토론토 불펜은 9실점하며 와르르 무너졌다. 7회 3실점, 8회, 4실점, 9회 2실점으로 단 한번도 무실점 이닝이 없었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 볼티모어 타선이 얼마나 까다로운지 느껴지는 대목이다.
미국과 캐나다 현지 언론은 무실점한 3이닝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스포츠넷은 류현진의 전반적인 투구 내용과 관련해 '볼티모어 타자들의 안타를 산발적으로 허용하면서 6회초 선두타자인 좌타자 거너 헨더슨에게 홈런을 맞기 전까지 3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헨더슨에게 던진 체인지업이 가운데로 몰리면서 오른쪽 담장을 넘어갔다. 그 타구로 류현진은 등판을 마칠 수밖에 없었다. 류현진은 강한 타구를 꽤 허용했는데, 볼티모어 타자들의 안타 7개의 타구 속도가 시속 99마일을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류현진은 스트라이크 투구 기계다. 5이닝 동안 80구 가운데 54구가 스트라이크였다. 하지만 커맨드는 오락가락했다. 볼티모어 타선은 1회 류현진의 가운데 몰리는 공을 공략했는데, 3회부터 5회까지 류현진은 그의 리듬을 찾았다'고 평했다.
이어 '여전히 좋은 순간도 있었다. 류현진은 4회초 2사 3루에서 호르헤 마테오와 승부하면서 구석으로 직구를 꽂았는데 풀카운트가 됐다. 류현진은 이 상황에서 변화구를 던지는 도박을 했고, 느리게 떠오르는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고 덧붙였다.
다음 과제로는 대부분 구속을 언급했다. MLB.com의 토론토 담당 기자인 키건 매티슨은 "류현진을 상대로 많은 강한 타구가 나왔다. 그가 돌아온 것만으로도 고무적이지만, 다음 몇 차례 등판이 더더욱 흥미로울 것 같다. 특히 구속이 그렇다"며 다음 등판에서 류현진이 얼마나 더 구속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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