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을린 부재로 숭례문 재현… 하나하나가 역사”

박세희 기자 2023. 8. 2.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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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둥과 대들보, 기와 등 각종 부재들이 모여 하나의 전통 건축물을 이루고 보물이 됩니다. 수리를 위해 빼낸 하나의 기둥은 보물이 아닌 게 될까요? 부재 하나하나가 모두 보물이자 역사입니다."

문화재청 산하 특수법인인 전통건축수리기술진흥재단의 이정연(60·사진) 사무총장은 1일 개관한 경기 파주 전통건축부재보존센터 상설전시관에서 문화일보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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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설전시관서 공개’ 이정연 전통건축수리진흥재단 사무총장
“건축비법 알 수 있는 귀중자료
운현궁‘아재당’ 옛부재 재활용
匠人정성담긴 만듦새 확인가능
사진으로 보던 것보다 감흥 커”
전통건축부재보존센터 상설전시관에 전시된 숭례문 재현물. 2008년 화재 피해를 입은 숭례문 수리 현장에서 수습한 부재들을 재사용해 상층 문루 일부를 재현했다. 문화재청 제공

“기둥과 대들보, 기와 등 각종 부재들이 모여 하나의 전통 건축물을 이루고 보물이 됩니다. 수리를 위해 빼낸 하나의 기둥은 보물이 아닌 게 될까요? 부재 하나하나가 모두 보물이자 역사입니다.”

문화재청 산하 특수법인인 전통건축수리기술진흥재단의 이정연(60·사진) 사무총장은 1일 개관한 경기 파주 전통건축부재보존센터 상설전시관에서 문화일보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2017년 건립된 전통건축부재보존센터는 중요 건축 문화유산에서 수습한 부재들을 보관하는 곳이다. 이 사무총장은 “센터가 세워지기 전에는 관련 지침이 없었기 때문에 전국의 중요 건축물들을 수리할 때 나온 부재들을 모두 버릴 수밖에 없었다”며 “센터와 센터 내 수장고가 생긴 후에는 전국의 유명 건축 문화유산에서 나오는 부재들을 선별해 보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재 보관이 왜 필요하느냐고 묻자 그는 “부재들이야말로 과거의 건축 비법을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고 했다. 그는 “어떤 맞춤과 이음으로 건축물을 만들었는지 전통 기법을 확인할 수 있다. 몇 년도 나무인지, 훼손된 원인은 무엇인지 등도 알 수 있다”며 “향후 어떤 건축 문화유산을 수리할 때 이곳에 있는 오래된 부재를 가져다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부재는 재활용된다. 지난해 재건된 흥선대원군의 운현궁 사랑채 ‘아재당(我在堂)’은 수장고에 보관하던 옛 부재들을 재사용해 재건한 건물이다.

이곳에 보관된 7000여 점의 부재들 중 3000점가량이 국보 1호 숭례문 부재들이다. 이날 개관한 전통건축부재보존센터 상설전시관에는 숭례문 수리 현장에서 수습된 잔존 부재를 재사용해 재현한 숭례문 상층 문루가 전시돼 있다. 2008년 화재로 까맣게 그을린 모습도 확인된다. 재현물의 맞은편 벽에는 커다란 거울이 달려있어, 반사되는 길이까지 고려하면 실제 숭례문 크기와 얼추 비슷해진다. 이와 함께 전시관에선 국보 ‘완주 화암사 극락전’을 해체·수리하며 교체한 나무 기둥과 ‘보은 법주사 대웅보전’의 대들보 등 100여 점의 부재들을 볼 수 있다.

숭례문 화재 당시 문화재청 수리기술과 사무관 소속으로, 숭례문복구단에 참여했던 이 사무총장은 “숭례문 복원에 이어 부재들을 보관하고, 재현물을 선보이게 돼 참 소회가 깊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부재들을 보면 옛 장인들의 정성이 담긴 견고한 만듦새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으로 보던 것보다 감흥이 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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