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침해 목격 학생 트라우마까지 폭넓게 돌봐야”

이소현 기자 2023. 8. 2.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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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과 학부모의 교권 침해로 정신과 치료나 상담을 받고 있는 교사가 늘고 있는 가운데 교원에 대한 실질적 보호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실 내에서 문제 학생의 교권 침해를 목격한 평범한 학생들이 트라우마를 겪는 경우도 있어 교권 침해의 범위를 넓혀 폭넓은 보호 조치가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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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26% “정신과 치료 경험”
교육청 상담 4년새 4배로 급증
“공식 상담기관도 대폭 늘려야”

학생과 학부모의 교권 침해로 정신과 치료나 상담을 받고 있는 교사가 늘고 있는 가운데 교원에 대한 실질적 보호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실 내에서 문제 학생의 교권 침해를 목격한 평범한 학생들이 트라우마를 겪는 경우도 있어 교권 침해의 범위를 넓혀 폭넓은 보호 조치가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2일 교사노동조합연맹이 지난 4월 전국 교사 1만137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최근 5년 동안 교권 침해로 정신과 치료나 상담을 받은 적이 있다는 교사는 26.6%에 달했다. 교사 4명 중 1명이 교권 침해 문제로 정신적 고통을 겪는 셈이다. 2021년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내에 설치된 교원치유지원센터에서 이뤄진 피해 교원 심리 상담은 1만3621건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7년 3498건과 비교하면 3.89배로 증가한 수치다. 학생과 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가 날로 심화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경남의 한 중학교 교사는 “선도위원회 보고를 앞두고 학부모에 의해 한 달가량 괴롭힘을 당했다”면서 협박성 민원에 시달려 잠이 오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거듭되는 학생의 문제 행동과 이를 방치하는 학부모 때문에 결국 그는 불안장애를 겪고 정신과 치료까지 받아야 했다.

교권 침해에 의한 교원의 트라우마를 공식화하고, 상담 기관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하주원(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홍보이사) 연세숲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무조감(無助感)이라고 해서 도움받을 곳이 없다는 마음 자체가 우울해지고 무기력해지는 데 일조한다”면서 “성폭력, 직장 내 괴롭힘, 도박 등 사회적 문제 관련 상담센터가 매우 많이 생겼는데 교사도 공식 상담 기관을 늘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서울의 한 5년 차 중학교 교사는 “실제로 많은 선생님이 학생들의 충격을 걱정해 교권 침해 사실을 되도록 알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교실 내 또 다른 피해자인 평범한 학생이 받게 될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하 원장은 “정신적 트라우마라는 것은 본인이 겪지 않아도, 보는 것만으로도 겪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질적인 보호 조치는 물론, 최근 발생한 서이초교 사건과 관련해서도 당사자인 학생과 동료 교사에 대한 보호 조치가 적시에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학생은 서초Wee센터 내 마련된 특별상담실에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교육청은 사건이 1학년 학급에서 발생한 만큼 만 6~7세 학생을 돌보는 보호자에 대한 교육과 집단 상담 등 지원책을 제공하고 있다. 교원 심리 지원에는 10명 내외의 전문의가 투입됐다.

이소현 기자 winn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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