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초등생 지도, 학부모에 막혀… 중·고 진학뒤엔 통제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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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에 올라갈수록 학생들의 교권 침해 양상이 더욱 심각해지고 과격해지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교권본부장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나 경계성 장애를 가진 학생들의 문제행동이 초등학교에서 학부모 민원 때문에 제대로 교정되지 못하다 보니 중학교에 진학해 더욱 심화한 형태로 폭력성을 띠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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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 탓에 문제행동 유야무야
중학생 되며 신체는 발달하고
성에 눈뜨며 성적 괴롭힘까지
교권보호 미흡에 이중고 겪자
교사들 담임 기피 두드러지며
작년 중학 담임 28%가 기간제
중학교에 올라갈수록 학생들의 교권 침해 양상이 더욱 심각해지고 과격해지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학생들의 신체가 발달하면서 물리적으로 통제 불가능한 수준의 문제행동이 발생하는가 하면, 성 관련 인식이 자리 잡으면서 여교사에 대한 성적 괴롭힘 등이 주요 문제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성적이나 금전 문제 등이 결합해 문제행동의 양상이 복잡해지는 경우도 있다.
2일 교육계 등에 따르면 상급학교에 갈수록 학생들의 문제행동은 빈번해지지만 이를 방조, 옹호하는 학부모들의 인식 개선이 뒤따르지 않으면서 중고등학교에서 담임 기피 현상도 뒤따르고 있다.
지난해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는 3학년 학생이 교사의 생활지도에 불응해 흥분 상태에서 교사를 물어뜯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상황을 목격했다는 다른 교사는 “당시 건장한 남자 교사였는데도 불구하고 중학생이 달려들어 물어뜯다 보니 크게 상처가 나 피부과를 수차례 오가며 치료를 받아야 했다”고 말했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교권본부장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나 경계성 장애를 가진 학생들의 문제행동이 초등학교에서 학부모 민원 때문에 제대로 교정되지 못하다 보니 중학교에 진학해 더욱 심화한 형태로 폭력성을 띠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에서는 상대적으로 찾아보기 어려웠던 성 관련 교권 침해 행위들도 중학교에서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교사들은 입을 모았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는 “개교 후 수업 첫날, 수업 중 화장실 가지 말라고 했다가 남학생으로부터 화장실 가서 성적 행위를 하고 오면 안 되냐는 식의 성희롱성 발언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면서 “같은 학교 동료 교사 중에는 퇴근 후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헬스장 등까지 따라와서 일종의 스토킹을 당한 사례도 있었다”고 호소했다.
울산교사노조가 공개한 교권 침해 사례 중에서도 중학교 교사가 수업 중 학생들로부터 공개적으로 성희롱을 당한 경우가 포함됐다. 당시 교사가 전자칠판에 문장 빈칸 추론 문제를 썼는데, 한 학생이 손을 들고 나오더니 정답 대신 여성의 신체 일부를 암시하는 그림을 그려 다른 반 아이들도 이를 보고 웃는 등 교사에 대한 공개적인 성희롱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중학교에 들어와서는 학생의 성적 문제에 학부모가 개입해 교사에게 항의하는 경우도 벌어진다. 교총에 따르면 울산의 한 중학교에서는 학생이 수행평가 100%로 점수가 매겨지는 과목에서 적극적으로 수행 과정에 참여하지 않아 C 점수를 받았다. 그러자 보호자가 “교사가 객관식 시험을 치지 않아 학생의 성적이 낮게 나오고 특목고에 못 가게 됐다”며 2학기 내내 교사에게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한 사건이 있었다.
중학교에서 빚어지는 교권 추락 양상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교사들의 담임 기피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중학교 담임교사 5만4373명 가운데 28.5%(1만5494명)가 기간제 교원이었다. 기간제 교원의 담임 비율은 매년 2∼3%포인트씩 증가하는 추세로, 교육계에선 올해 30% 안팎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지현·이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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