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본 갭투자’ 126채 전세보증금 253억원 가로챈 일당 검거

[전세사기]

경찰이 압수한 증거품. 경기북부경찰청 제공

무자본 갭투자(자기자본 없이 임차인의 전세보증금으로 주택을 사들임)방식으로 주택 100여채를 매입한 뒤 253억원의 전세보증금을 가로챈 전세사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북부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2일 사기, 공인중개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부동산건설팅업체 ㄱ(44)씨 등 111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 중 8명은 구속된 상태다.

이들은 2021년부터 2년 동안 돈이 없는 허위매수인을 내세워 수도권 일대 빌라 126채를 매입하고 매매가와 같은 가격 또는 높은 가격으로 전세금을 설정해 전세보증금 253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전세금과 빌라 매매가의 차액은 최소 800만원에서 최대 8000만원까지인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피의자들은 허위로 전세계약서를 작성해 금융기관을 상대로 ‘무주택 청년전세대출’을 받아 3억원을 가로챈 것으로도 나타났다.

이들 일당은 매도인, ‘바지 집주인’, 세입자 모집책 등 역할을 분담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특히 돈이 없는 바지 임대인들을 임대 사업자나 투자자로 위장해 세입자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계약 전 주입식 교육을 하거나 옷차림을 신경 쓰게 하는 등 치밀하게 준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경찰은 피의자 중 공인중개사 6명에 대해서는 행정처분의뢰 했으며, 피의자들에 대한 여죄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