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두달 연속 2%대, 안정세 맞나…"연말까지 3% 안팎 등락"

이철 기자 2023. 8. 2.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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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물가상승률 2.3%…근원물가는 아직 3%대
유가·환율·기상여건·공공요금 등이 주요 변수
2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3.6.2/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세종=뉴스1) 이철 기자 = 물가 상승률이 두달 연속 2%대를 기록했지만, 국제 에너지 가격, 환율, 기상여건 등이 변수가 적지 않아 향후 물가 경로를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달과 다음달은 집중호우에 이은 태풍, 폭염 등 기상변수와 추석 명절 등으로 물가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1.20(2020=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2.3% 상승했다.

이는 2021년 6월(2.3%) 이후 2년1개월 만의 최저치다.

6월(2.7%)에 이어 2개월 연속 2%대 상승률을 기록함에 따라 일단 물가 흐름은 정부의 예상대로 안정화하는 모양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6일 방송 프로그램에서 "6~7월에는 2%대 물가로 진입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추 부총리는 지난달 초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 당시에는 "특별한 돌발요인이 없다면 물가는 하반기 평균 2% 중·후반대에 머물 것"이라며 "특히 7월에는 아마 2% 중반 또는 그 이하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아직 3%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달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3.9% 올라 지난해 4월(3.6%) 이후 1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의 상승률도 6월 3.5%에서 지난달 3.3%로 0.2%포인트(p) 하락하는 데 그쳤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근원물가가 아직 3% 이상인 가운데 지난해의 기저 효과가 약해지는 시기가 오고 있다"며 "물가가 다시 3%대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8월부터는 기저효과가 작용하지 않는 점도 물가상승률이 다시 높아진다고 전망하는 이유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7월의 경우 지난해 같은 달 물가가 워낙 많이 올랐기 때문에 기저효과가 있었다"라며 "지난해 8월에는 전월비가 마이너스(-)였기 때문에 오는 8월은 기저효과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물가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물가 상승률이 당초 예상대로 8월부터 다시 높아져 연말까지 3% 안팎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웅 한은 총재보는 "향후 물가 경로 상에는 국제유가 추이, 기상여건, 국내외 경기흐름, 공공요금 조정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이 3주 연속 상승한 30일 서울시에 위치한 한 주유소에서 한 시민이 주유를 하고 있다. 2023.7.30/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하반기 최대 변수는 국제 에너지 가격이 될 전망이다.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2.3%를 기록한 가장 큰 이유로는 석유류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25.9% 하락한 것이 꼽힌다. 반대로 에너지 가격의 변동폭이 확대된다면, 하반기 물가의 불확실성도 그만큼 커지게 된다.

최근 비(非)산유국 협의체인 OPEC+의 감산 우려와 미국 재고 감소 등이 겹치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브렌트유, 두바이유 모두 배럴당 80달러대를 돌파했다.

하 교수는 "가장 큰 변수는 에너지 가격"이라며 "에너지, 식량 등 원자재 가격의 불안 요인이 전체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라 아직 불확실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환율도 변수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5월 달러당 1340원대까지 치솟은 후 7월 1264원까지 내려갔지만 최근 다시 1280원대까지 올랐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달러 강세, 우리나라 무역 수지 적자, 일본 엔화가 평가 절하 등으로 환율을 높여야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여기에 유가 상승까지 맞물리면 동절기 물가가 뛸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외에 최근 집중호우에 이어 폭염, 태풍 등 기상여건도 물가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기재부는 "8~9월에는 기상여건·추석 등 계절적 요인과 국제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물가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으나, 10월 이후 다시 안정흐름을 회복할 전망"이라며 "주요 품목 수급·가격 동향을 면밀히 점검·관리해 물가 안정 흐름이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ir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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