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도 항공권 파는데 취소는 평일에?…여행사 '눈덩이 수수료' 막는다

(세종=뉴스1) 김기남 기자 =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2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백신 구매 입찰 관련 부당한 공동행위 제재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2023.7.2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공정거래위원회가 여름철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항공권 구매 관련 소비자 피해가 늘고 있어 '피해주의보'를 발령했다. 특히 영업시간 외에 구매한 항공권을 곧바로 환불할 수 없도록 한 여행사의 약관을 시정한다.

공정위는 2일 항공권 구매 관련 소비자피해 예방 주의보를 발령했다.

한국소비자원은 휴가·추석의 여행 수요를 대비해 항공권 관련 소비자 피해 예방을 위해 △구매 전 취소·환급 규정 등 관련 약관을 자세히 확인할 것 △되도록 여행 일정 확정 후 항공권을 구매할 것 △운항 정보 변경이 발생할 수 있으니 항공권 구매 시 등록한 메일을 수시로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공정위는 여행사의 항공권 구매대행 관련 약관을 조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주말·공휴일 환불 불가 조항 등 여행사의 항공권 구매대행 약관을 검토하고 있다. 영업시간 외 판매·발권은 가능하지만 취소는 곧바로 불가능한 일부 사업자들의 시스템과 관련해 항공사·여행업협회 등 업계와 개선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대체로 항공사는 예매 후 24시간 이내에는 취소 수수료 없이 환불 처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여행사는 영업시간 외에는 발권 취소가 불가능해 항공사 취소 수수료가 부과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소비자가 주말에 항공권 취소를 요청하더라도 실제 취소 처리는 평일 영업시간에 진행된다. 이에 따라 소비자의 취소 수수료 부담이 발생하고 있다.

항공권 구매 대행 관련 피해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인천공항 국제선 여객 수는 올해 1~6월 2440만119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393만7404명) 대비 519.7% 증가했다. 피해구제 신청 건수는 올해 1~6월 834건으로 전년 동기(305건) 대비 173.4% 증가했다.

아울러 지난해 1월~올해 6월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항공권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총 1960건이다. 이 중 여행사를 통한 구매로 발생한 피해가 1327건(67.7%)에 달했다.

주말·공휴일 내 환불 불가 조항에 따른 피해도 유형 중 하나다. 또 여행사를 통해 구매한 항공권을 취소할 때 항공사 취소 수수료와 달리 여행사 취소 수수료가 취소 시점과 무관하게 정액으로 부과되면서 예상치 못한 손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아울러 항공사의 사정으로 운항 일정이 변경되거나 결항했는데도 여행사에서 소비자에게 관련 정보를 신속하게 안내하지 않아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영세한 해외 온라인 여행사의 경우 항공권 예약 등급, 세부 가격 정보 등 정보 제공이 부족한 사례가 많았다.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