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동관, 완장차고 매카시 열풍? 칼(Karl) 동관인가”
더불어민주당이 2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전날 “공산당의 신문이나 방송을 언론이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점을 강력 비판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동관 후보자가 후보자 신분 첫날부터 대단히 독특한 언론관과 언론장악 속내를 드러냈다”면서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을 상대로 이념의 딱지를 붙여서 장악하겠다는 대언론 선전포고로 들렸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공산당 표현은 더더욱 부적절하다”면서 “많은 국민은 정권에 비판적인 방송인을 퇴출시키고 정보기관을 동원해서 공영방송 인사들을 사찰하고 인사에 개입하면서 언론을 장악하는 행태를 공산당과 같다고 말한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과 국회는 방송장악위원장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웬 공산당 타령이냐”면서 “한국에 공산당 언론이 있다면 그 언론사 기자는 공산당원인가”라고 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 후보자가 방통위원장 완장을 차고 한국에서 매카시 열풍을 불러일으키겠다는 선언인가”라면서 “칼 마르크스의 역환생인가. 칼동관인가”라고 말했다.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 후보자의 ‘공산당 기관지’ 발언이 “사실상 정부를 비판하는 신문, 방송은 공산당이라 표현한 것”이라면서 “정부의 판단에 따라 언론을 공산당으로 규정하고 공산당은 때려잡겠다는 극우적 줄 세우기”라고 질타했다. 장 최고위원은 “대통령 전용기를 태우지 않은 것 이상으로 노골적인 언론폭력이 예상된다”면서 “방통위원장보다 방송통제위원장이 더 어울리는 모습이었다”고 주장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후보자가 첫 출근길부터 부적절한 언론관을 드러냈다”면서 “향후 비판적 보도에 대해서 탄압 의도를 노골화한 것 아닌가”라고 했다. 박 대변인은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대해 민주당이 만전을 기해야 하는데 특히 과방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 준비에 있어서 방송 장악, 언론 탄압, 아들 (학교) 폭력, 배우자 인사청탁 문제 등에 대해 철저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박 대변인에 따르면 인사청문회는 이달 16일 이후로 예정돼 있고, 정확한 날짜는 아직 잡히지 않았다고 한다.
홍성국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대통령을 뒷배 삼은 언론장악 욕망이 경악스럽다”면서 “앞으로 정권 심기를 거스르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대언론 으름장이고, 입맛에 맞는 매체만 언론으로 대하겠다는 대언론 선전포고”라고 비판했다. 홍 원내대변인은 “이 후보자가 자신의 썩은 언론관을 숨기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 것은 대통령의 비호 때문”이라면서 “대놓고 언론을 장악하겠다는 대통령의 욕망은 이뤄질 수 없는 꿈일 뿐”이라고 했다.
앞서 이 후보자는 지난 1일 경기 과천시 한 오피스텔에 마련한 청문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언론장악 논란’에 관한 질문을 받고 “언론은 장악될 수 없고, 장악해서도 안 된다”면서 “과거 선전·선동을 굉장히 능수능란하게 했던 공산당의 신문이나 방송을 언론이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어디가 그런 언론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국민이 판단하고 본인들이 잘 아실 것”이라고 답했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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