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전국이 열대야지만…'밤 최저 20도' 대관령엔 폭염 피난민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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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요? 여기는 시원하다 못해 추워요."
강원 동해안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밤 사이 최저기온이 30도에 육박하며 잠 못 드는 밤이 이어지는 가운데, '열대야'라는 단어를 무색게 하는 곳이 있다.
차로 20분 정도 거리에 떨어져 있는 강릉지역의 이날 밤사이 최저기온은 무려 28.3도로 올 들어 열여섯번째 열대야 현상이 관측됐다.
그러나 대관령의 경우 지난 31일 밤 최저기온이 17.5도까지 떨어지는 등 열대야는 먼나라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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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위의 땅' 안반데기에서 무더위 식히는 피서객
(강릉·평창=뉴스1) 윤왕근 기자 = "열대야요? 여기는 시원하다 못해 추워요."
강원 동해안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밤 사이 최저기온이 30도에 육박하며 잠 못 드는 밤이 이어지는 가운데, '열대야'라는 단어를 무색게 하는 곳이 있다.
바로 해발 832m에 위치한 대관령이 그곳이다.
2일 오전 6시쯤 옛 영동고속도로 하행선 대관령마을 휴게소. 차를 세우고 휴게소에 내리니 강릉시내에서는 느껴보지 못했던 시원함이 느껴졌다.
산바람이 불면서 시원하다 못해 약간의 한기가 느껴질 정도였다.
차로 20분 정도 거리에 떨어져 있는 강릉지역의 이날 밤사이 최저기온은 무려 28.3도로 올 들어 열여섯번째 열대야 현상이 관측됐다.
그러나 같은 시점 대관령 지역 밤사이 최저기온은 20.5도에 불과했다.
실제 강릉지역의 경우 지난 22일부터 30일까지 9일간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 그러나 대관령의 경우 지난 31일 밤 최저기온이 17.5도까지 떨어지는 등 열대야는 먼나라 이야기다.
이 같은 이유로 대관령마을 휴게소 인근 공터는 폭염을 피해온 '피난민'으로 가득했다.
이날 오전 이곳에는 캠핑차와 승합차량 수십대로 꽉 차 있었다. 멀리서 봤을 때는 장기 주차 차량인 듯 싶었으나, 가까이 다가가니 사람들이 보였다.
이들은 캠핑차에 그늘막을 쳐놓고 아침식사에 한창이었다. 빨래를 널어놓거나 물통이 가득한 것으로 볼 때 하루 이틀 놀러온 단순 차박족은 아닌 것 같았다.
이곳에서 이틀 째 머물고 있다는 김모씨(50대)는 "여기서는 밤에 더워서 깰 일이 전혀 없다"며 "오히려 추워서 이불을 꼭 덮어야 할 정도로 시원하다"고 말했다.
A씨(40대·강릉)는 "휴가를 맞아 왔는데, 펄펄 끓는 강릉시내와는 전혀 딴판"이라며 "일부러 멀리 휴가갈 필요가 없다. 차로 20분 만 오면 천연 에어컨이 부는 천국이 있다"고 말했다.
'구름 위의 땅' 이라고 불리는 강원 강릉시 왕산면 대기4리도 마찬가지다.
일명 '안반데기'라고 불리는 이 마을은 해발 1100m에서 자라는 고랭지 배추로 유명하다. 고산지대로 떡메로 떡을 치는 안반처럼 우묵하면서도 널찍한 지형이 있는 것이 지명의 유래가 됐다. 산이 배추밭이고, 배추밭이 곧 산이다.
안반데기를 수놓은 배추밭은 폭염 피해 없이 9월 출하를 위해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이날 안반데기에는 이른 아침부터 무더위를 피해 온 피서객들의 모습이 보였다. 일부 피서객은 인근 전망대 주차장에서 차박을 했는지 텐트를 접고 있기도 했다.
안반데기가 위치한 강릉 왕산면의 지난 31일 밤사이 최저기온은 17.9도. 역시 '열대야 피난처'로 제격이다.
이날 안반데기 멍에전망대에서 만난 신모씨(37·동해)는 "매년 한여름만 되면 안반데기를 종종 찾는다"며 "시원한 바람도 좋지만, 밤에 쏟아지는 은하수가 장관"이라고 설명했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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