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의 레이싱홍그룹, 한성자동차 파업 '강건너 불구경'
국내선 벤츠·포르쉐·람보르기니 딜러사
국내 수입차 업계서 막대한 영향력
'은둔 경영' 방점…소극적 태도 이어갈까
[서울=뉴시스]유희석 안경무 기자 =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벤츠)의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 노동조합이 사상 초유의 파업에 돌입해 주목된다. 노조 측은 "한성자동차가 모기업인 홍콩계 레이싱홍그룹에게는 수 천 억원을 배당하면서 직원들의 처우 개선은 나몰라라 한다"며 파업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노조 파업을 막기 위해 한성자동차의 모기업인 레이싱홍그룹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노조 등에 따르면 레이싱홍그룹은 "파업하려면 하라"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레이싱홍그룹은 오랜 기간 한국 수입차 업계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며 영향력을 높여왔는데 대외 노출을 극도로 꺼려, 한성자동차 노사 문제 해결에 얼마나 적극 나설 지 미지수다.
일부에서는 레이싱홍그룹이 한국에서 '땅 짚고 헤엄치기' 식으로 천문학적 수익을 올렸는데도 정작 한국 내 노사 문제나 기업 환원 같은 기업의 책임에는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홍콩 레이싱홍(利星行)그룹은 말레시이아 화교가 홍콩에 세운 자동차 판매사다. 이 그룹은 자동차 판매 외에도 아시아와 호주, 유럽 등에서 부동산 사업도 활발히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싱홍그룹은 한성자동차 외에도 부동산 임대·개발회사인 한성인베스트먼트, 부산·경남지역 벤츠 딜러사인 한성모터스와 스타자동차, 포르쉐 딜러사인 스투트가르트스포츠카, 람보르기니 독점 딜러사인 SQDA모터스 등을 거느리고 있다. 이 때문에 수입차 업계에선 '갑'보다 힘쎈 '을'로 통한다.
'갑'보다 힘쎈 '을', 레이싱홍…수입차 판매 영향력 '독보적'
벤츠코리아의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는 레이싱홍그룹이 말레이시아에 세운 특수목적법인(SPC) '보너스 리워즈'의 자회사로 사실상 벤츠의 한국 판매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한성자동차는 레이싱홍그룹에게는 '현금인출기'나 다름 없다. 업계에 따르면 한성자동차는 레이싱홍그룹이 거느리고 있는 보너스 리워즈에 지난해 1000억원, 2021년 1200억원 배당금을 지급했다. 이전 배당금액까지 합치면 수 년간 수 천 억원의 현금이 고스란히 '한성자동차→보너스 리워즈→레이싱홍그룹' 순서로 흘러갔음을 알 수 있다.
레이싱홍그룹은 벤츠뿐 아니라 포르쉐코리아의 주요 딜러사인 '스투트가르트스포츠카'와 람보르기니 국내 단독 딜러사인 '에스큐디에이모터스(SQDA)'도 보유해 이들 수입차의 국내 판매에도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수입차 업계는 레이싱홍그룹을 단순히 고급 수입차 딜러사, 그 이상으로 본다. 레이싱홍그룹 자본이 한국 수입차 판매에서 절대적인 역할을 하며 벤츠나 포르쉐 같은 유명 수입차 업체들도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레이싱홍그룹은 국내 1위 수입차인 벤츠코리의 최대 딜러사이자, 동시에 이 회사 지분 49%를 보유한 2대 주주이기도 하다. 레이싱홍그룹은 이와 함께 계열사인 스타오토홀딩스를 통해 벤츠 할부 금융업체인 벤츠 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지분도 20% 보유하고 있다.
이는 레이싱홍그룹이 한국에서 벤츠를 수입(벤츠코리아)하는 과정은 물론 판매(한성자동차), 할부금융(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막대한 실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수입차 업계에서는 "레이싱홍그룹은 한국 수입차 시장의 심판이자 선수이자 은행"이라고 부른다.
특유의 '은둔 경영'…조용히 수천억 실리만 챙겨
레이싱홍그룹이 공개적으로 언론에 드러난 것은 지난 2017년 앤드루 바삼 당시 자동차 사업부 사장이 국내 일부 언론과 인터뷰한 게 전부다. 이후 2017년 8월부터 자동차 사업부를 이끄는 틸 콘래드 사장은 언론에 나서지 않는다는 것을 불문율처럼 지키고 있다.
레이싱홍그룹 한국 사업의 핵심인 한성자동차도 레이싱홍의 이 같은 경영 기조를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 2011년 CEO 취임 이후 10년 넘게 현직을 지키고 있는 아우스프룽 대표와 콘래드 사장은 공개석 상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이런 한성자동차 모기업 레이싱홍그룹의 행보로 볼 때 이번 초유의 한성자동차 노조 파업이 자칫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결국 노사 문제 해결의 열쇠는 레이싱홍그룹이 갖고 있는데 워낙 은둔 경영 성향이 강해 한국의 노조 문제 해결에 나설 지조차 의문이다"고 밝혔다.
배당은 3년간 4000억원, "11년차 직원 실수령액은 300만원 안돼"
한성자동차 노조 관계자는 "레이싱홍그룹은 최근 3년간 수천억원의 배당금을 챙겨갔지만 한성자동차 11년 차 정비직 직원의 매달 실수령액은 300만원이 채 못된다"며 "영업직도 기본급이 너무 낮아 차량을 팔지 못하면 생활이 힘들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heesuk@newsis.com, ak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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