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426일 만의 복귀전서 패전 투수…5이닝 4실점(종합)

장현구 2023. 8. 2.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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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리그 승률 1위 볼티모어에 홈런 1개 등 안타 9개 허용
변화구 제구·직구 구속은 '아직'…토론토 3-13으로 져 3연패
왼쪽 팔꿈치 수술 후 426일 만에 복귀전 등판한 류현진 [캐내디안 프레스/AP=연합뉴스]

(토론토·서울=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장현구 기자 = 왼쪽 팔꿈치 수술 후 14개월간 기나긴 재활을 거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426일 만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복귀전에서 패배를 안았다.

류현진은 2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홈런 1개 등 안타 9개를 맞고 4실점 했다.

공 80개를 던진 류현진은 6회초 선두 타자 거너 헨더슨에게 우월 홈런을 맞아 3-4로 뒤진 상황에서 트레버 리처즈에게 배턴을 넘겼다.

류현진은 삼진 3개를 뽑아내고 볼넷 1개를 줬다. 안타 9개 중 2루타 이상의 장타를 4방이나 맞아 아직은 제 궤도에 올라오지 못한 모습이었다.

토론토가 3-13으로 대패해 결승점을 준 류현진이 패전 투수가 됐다. 류현진의 빅리그 통산 46번째 패배(75승)다.

이날 경기는 류현진에게 지난해 6월 2일 로저스센터에서 벌어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에서 4이닝 3실점을 끝으로 수술대에 오른 이래 426일 만의 복귀전이다.

네 차례 마이너리그 재활 등판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00의 성적을 남기고 이날 빅리그 로스터에 합류한 류현진은 구장을 가득 메운 홈팬들의 뜨거운 환대를 받고 마운드에 올랐다.

1회 고전하며 아쉬운 표정 짓는 류현진 [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그러나 아메리칸리그 승률 1위로 잘 나가는 볼티모어 타선은 절대 녹록지 않았다. 류현진은 1∼4회 연속으로 선두 타자에게 안타를 맞는 등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며 전혀 달라진 볼티모어 타선과 마주했다.

1번 타자 애들리 러치맨에게 초구로 바깥쪽 시속 142㎞를 던졌다가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허용한 류현진은 2번 라이언 마운트캐슬에게 몸쪽 컷 패스트볼을 뿌렸다가 이번에는 좌중간 펜스 하단을 직접 때리는 2루타를 맞아 1점을 쉽게 줬다.

3번 안토니 산탄데르는 류현진의 초구 낮은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좌전 안타를 때리는 등 세 타자가 류현진의 1∼3구 안에 타격을 마쳐 제구가 좋은 류현진을 상대로 확실한 노림수로 대비했음을 알려줬다.

무사 1, 3루 위기에서 류현진은 오스틴 헤이스를 2루수 뜬공으로 잡아 한숨을 돌린 뒤 거너 헨더슨을 2루수 땅볼로 유도해 병살로 이닝을 넘기는 듯했다.

그러나 1루 주자가 2루에서 포스아웃 당하는 사이 헨더슨의 발이 먼저 1루를 밟았고, 3루 주자도 득점해 류현진은 추가 실점했다.

류현진은 조던 웨스트버그를 전매특허인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폭풍 같았던 1회를 마쳤다. 여섯 타자에게 던진 공은 14개에 불과했다.

2회에도 류현진은 라온 우리아스에게 좌측 펜스를 직접 맞히는 2루타를 내줘 또 고비를 맞았다.

후속 타자의 보내기 번트로 이어진 1사 3루에서 류현진은 주자를 3루에 묶어둔 채 호르헤 마테오를 3루수 땅볼로 요리한 뒤 러치맨에게 7구 접전에서 커브를 맞아 중전 안타를 맞고 3점째 실점했다. 이후 마운트캐슬을 좌익수 직선타로 잡고 불을 껐다.

426일 만의 복귀전에서 고전하며 땀을 닦는 류현진 [캐내디안 프레스/AP=연합뉴스]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포수 대니 잰슨이 좌중월 2점 아치를 그려 2-3으로 따라붙은 3회 류현진은 선두 산탄데르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지만, 헤이스를 2루수 병살타로 잡아낸 뒤 헨더슨에게 이날 가장 빠른 시속 146㎞짜리 바깥쪽 포심 패스트볼을 던져 루킹 삼진을 낚아내고 처음으로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브랜던 벨트의 좌중월 솔로 홈런으로 3-3이 돼 경기가 원점으로 돌아간 4회초 류현진은 선두 웨스트버그를 좌전 안타로 내보냈지만, 후속 세 타자를 삼진, 포수 앞 땅볼, 중견수 뜬공으로 차례로 잡아내고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류현진은 5회 1사 후 안타와 볼넷을 연속으로 허용해 위기를 자초했으나 헤이스를 유격수 병살타로 솎아내 스스로 늪에서 빠져나왔다.

그러나 류현진은 6회 선두 타자 헨더슨에게 복판에 몰린 체인지업을 던졌다가 우측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맞았다. 토론토 벤치는 곧바로 류현진을 마운드에서 내리고 불펜을 가동했다.

류현진의 힘찬 투구 [USA 투데이/로이터=연합뉴스]

류현진은 포심 패스트볼 33개, 체인지업 22개, 커브 20개, 컷 패스트볼 5개를 던졌다. 커브는 빼어났지만, 체인지업은 자주 스트라이크 존 복판에 몰렸고, 빠른 볼의 위력은 떨어졌다.

토론토 구단을 취재하는 기자들은 건강하게 돌아온 류현진의 투구 성적을 실시간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하면서 변화구의 제구, 빠른 볼의 구속을 보완할 점으로 꼽았다. 류현진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 시속은 143㎞였다.

토론토는 3-4로 끌려가던 7회 석 점, 8회 넉 점을 헌납하고 무너졌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선두 볼티모어는 3연승, 3위 토론토는 3연패로 희비 쌍곡선을 그렸다.

하루도 쉬는 날 없이 17연전을 치르는 토론토가 6선발 로테이션을 가동하면, 류현진은 8일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리는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방문 경기에 두 번째로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koman@yna.co.kr,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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