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한은, 美신용등급 하향 여파 점검…"필요시 시장안정 조치"

박광범 기자, 세종=유재희 기자 2023. 8. 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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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평가회사 피치(Fitch)가 미국의 장기 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한 가운데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경제·금융당국이 국내외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정부와 한은은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당장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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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美 신용등급 하향때보다 영향 크지 않아"
미국 국기와 뉴욕 월가 표지판 /로이터=뉴스1

신용평가회사 피치(Fitch)가 미국의 장기 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한 가운데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경제·금융당국이 국내외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당장은 미국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국내외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다만 달러화와 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다소 확대될 수 있단 전망도 있다. 정부는 국내외 금융·외환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등 필요 시 시장안정 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정부와 한국은행 등 관계기관은 2일 오전 실무회의를 개최하고 미국 신용등급 하향에 따른 시장 영향을 점검했다.

기재부 차관보가 주재한 이날 회의에는 한은과 금융위, 금감원, 국제금융센터 등 관계자가 참석했다. 정부와 한은은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이후 실무진 회의를 매일 열고 있다. 부처에선 1급이 한은에선 부총재보가 참석하는 회의다.

앞서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 가운데 한 곳인 피치는 1일(현지시간) 미국의 장기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3대 신용평가사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은 2011년 이후 12년 만이다. 피치는 "앞으로 3년간 예상되는 미국의 재정 악화와 국가채무 부담 증가, 거버넌스 악화 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정부와 한은은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당장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피치가 신용등급 강등 주요 근거로 제시한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을 둘러싼 정치권의 논쟁과 이에 따른 재정 관리 신뢰 축소가 새로운 내용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나 새로운 뉴스가 아닌 트럼프 전 대통령때부터 이어져 온 미국의 정치 구조와 거버넌스 문제점 때문에 신용등급이 떨어진 것"이라며 "그래서 미국 재무부도 옛날 문제로 신용등급을 떨어뜨렸다고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국내외 금융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11년 당시에는 미국이 제로금리 수준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얼마 안 지난 불안한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금리 자체가 높고 미국 경제가 오히려 좋아서 문제"라며 "미국 측에서도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와 한은은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돼 달러화 등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했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현재까지 큰 변동성이 나타나고 있진 않지만 시장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부각할 수 있어 모니터링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방기선 기재부 1차관은 기재부 내 금융·외환·채권시장 담당부서가 참여하는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각별히 경계하며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방 차관은 "아직까지 시장에서는 2011년 S&P의 미국 신용등급 하향(AAA→AA+) 때보다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향후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심화되며 국내외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관계기관 간 긴밀한 공조체계를 유지하는 한편 필요시 시장안정을 위한 조치를 신속히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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