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몬스터' 류현진 3K에서 본 희망…춤추는 체인지업, 칼제구, 시속 91마일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426일 만에 돌아온 류현진(토론토)이 복귀전에서 5이닝을 책임졌다. 6회 피홈런이 패전으로 이어지기는 했지만 5이닝을 책임졌다는 점, 투구를 이어갈 수록 구위와 제구가 나아졌다는 점은 다음 경기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탈삼진은 3개가 나왔는데 모두 류현진의 강점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체인지업의 움직임, 제구, 패스트볼 구속 모두 인상적이었다.
류현진은 2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9피안타(1홈런) 1볼넷 3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5이닝을 채웠지만 4점째가 결승점이 되면서 패전을 안았다.
1년 2개월 만의 복귀전에서 5이닝을 책임졌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게다가 상대는 아메리칸리그 전체 승률 1위 볼티모어였다. 불펜투수들이 무려 9점을 더 내줬다는 점을 감안하면 류현진의 투구는 그래도 괜찮은 편이었다.
류현진의 복귀전 투구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탈삼진이다. 대니 잰슨과 배터리를 이룬 류현진은 5이닝 동안 23타자를 상대하면서 삼진 3개를 잡았다. 많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 상황에 초점을 맞춰보면 류현진의 강점이 여전히 메이저리그에서 통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첫 탈삼진은 '전매특허' 체인지업에서 나왔다. 오른손 타자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체인지업의 움직임이 그야말로 명품이었다. 초반 2실점에도 희망을 볼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이 체인지업이었다.
류현진은 1회 공 5개 만에 안타 3개를 맞는 등 2점을 먼저 빼앗긴 상태였다. 거너 헨더슨을 상대로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올렸지만 여전히 주자가 남아있었다. 류현진은 조던 웨스트버그를 상대로 이날 경기 첫 탈삼진을 기록했다.
초구 포심 패스트볼이 몸쪽 낮은 코스에 제대로 꽂혔다. 다음 2구가 볼이 되면서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지만 스트라이크존 아래로 떨어지는 커브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볼카운트 2-2에서 5구 체인지업이 제대로 들어갔다. 바깥쪽으로 빠져나가면서 웨스트버그의 방망이가 허공을 갈랐다.
두 번째 탈삼진은 특히 의미가 있었다. 결정구로 던진 포심 패스트볼이 시속 90.8마일(약 146.1㎞)이었다. 이날 류현진이 던진 패스트볼 가운데 두 번째로 빠른 공이다. 가장 빠른 공은 3회 앤서니 산탄데르 타석에서 던진 91.0마일(146.4㎞)였다.
류현진은 거너 헨더슨을 상대로 패스트볼을 적극 구사했다. 구속도 잘 나온 편이었다. 백도어성 체인지업으로 왼손타자 헨더슨을 혼란스럽게 하면서 유리한 카운트를 잡았고, 다시 구속을 끌어올려 패스트볼로 타이밍을 빼앗았다. 게다가 제구까지 완벽했다. 헨더슨을 향한 4구가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을 제대로 공략했다. 헨더슨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4회 세 번째 탈삼진이 나왔다. 7번타자 3루수 라몬 우리아스를 상대로 3구 삼진을 만들어냈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에서 가장 효과적인 구종이었던 커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먼저 초구 시속 88.7마일(약 142.7㎞) 포심 패스트볼을 과감하게 찔렀다. 이후 연속 커브로 파울팁과 헛스윙을 유도하며 3구 삼진을 완성했다. 구속 차이를 활용한 볼배합에 우리아스는 스트라이크존 안으로 들어가는 커브도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이어 같은 구종이 또 들어오자 이번에는 헛스윙을 했다.
한편 류현진이 5이닝 4실점한 가운데 볼티모어는 3-13으로 대패했다. 세 번째 투수로 나온 헤네시스 카브레라가 1이닝 만에 3실점했다. 다음 투수 네이트 피어슨은 앤서니 산탄데르에게 만루 홈런을 허용하면서 1이닝 4실점에 그쳤다.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앞두고 이적해 온 조던 힉스도 1이닝 2실점에 그쳤다. 패전투수는 류현진. 3-3으로 맞선 6회 선두타자 헨더슨에게 내준 홈런이 이날 경기의 결승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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