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해→살인 녹였다…김서형만의 장르 (비닐하우스)
배우 김서형이 대체 불가 연기력을 입증했다.
김서형은 지난달 26일 개봉한 영화 ‘비닐하우스’에서 관객들의 몰입을 극대화하는 설득력 높은 연기로 연일 호평받고 있다.
‘비닐하우스’는 비닐하우스에 살며 요양사로 일하고 있는 문정이 간병하던 노부인이 사고로 숨지자 이를 감추기 위해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면서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이야기. 김서형은 시각장애인 태강(양재성)과 치매를 앓고 있는 화옥(신연숙) 부부의 간병인으로 일하며 아들과 함께 살 집을 마련하는 게 꿈인 문정 역을 맡았다.
김서형은 “‘문정’을 받아들이고 연기함에 있어서는 그냥 ‘문정’이고 싶었다”고 밝혔다. 문정의 삶에 완벽히 녹아들어 캐릭터의 서사와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비닐하우스’는 단순 스릴러 영화가 아님을 느낄 수 있다. 고령화 사회의 문제점, 자해, 살인 등 다소 무거운 소재를 다루고 있는 극 속에서 현실감 넘치는 연기로 관객들을 클라이맥스로 이끌어간다.
텅 빈 듯하면서도 결의에 찬 눈빛, 미세한 표정 변화, 깨질 듯 유약해 보이는 외형까지, 오롯이 문정을 이해하고 응원할 수밖에 없게끔 하는 김서형의 디테일 역시 관전 포인트다. 힘에 부치는 삶을 살아내면서도 미소 지을 줄 아는, 하지만 이내 그런 자신에게 혐오감을 느껴 자해까지 이어지는 김서형의 복잡한 감정들은 씁쓸한 연민을 이끌어낸다는 평. 100분을 꽉 채우는 김서형의 존재감은 끝내 관객들을 눈물짓게 한다.
‘비닐하우스’는 전국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김지우 온라인기자 zwo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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