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급식소 찾던 어르신들의 수해복구 성금…“조금이나마 도움 주고 싶어”

백경열 기자 2023. 8. 2.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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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욱 경북 칠곡군수(왼쪽 네번째)와 칠곡사랑의집 무료급식소 관계자들이 지난 1일 수해 복구 성금 기탁식을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무료급식소를 찾던 어르신들이 쌈짓돈을 모아 수해복구 성금으로 내놨다.

경북 칠곡군은 지난 1일 칠곡사랑의집 무료급식소에서 평소 점심을 해결하는 어르신 100여명이 집중호우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에게 써 달라며 110만원을 기탁했다고 2일 밝혔다.

모금에는 형편이 어려워 급식소를 찾던 70대 이상 어르신들도 참여했다. 칠곡사랑의집은 지난달 18~20일 모금활동을 펼쳤다.

모금은 급식소 운영을 담당하는 권차남 센터장(75)이 수해 피해 주민을 돕기 위해 작은 모금통을 만든 것에서 비롯됐다. 권 센터장은 김치통에 구멍을 뚫고 A4용지에 ‘사랑의집 모금함’이라고 쓴 뒤 급식소를 찾은 어르신들에게 작은 정성을 모으자고 제안했다.

이에 어르신들이 주머니에서 지폐와 동전을 꺼내 모금함에 넣기 시작했다. 현금이 없던 어르신은 지인에게 돈을 빌려서라도 모금에 참여했다고 칠곡군은 설명했다.

모금액은 전국재해구호협회를 통해 경북 북부지역 수해 이재민을 지원하는데 사용된다. 칠곡군은 지난 1일 수해 복구 성금 기탁식을 열기도 했다.

권차남 센터장은 “어르신들이 나라와 다른 사람한테 도움만 받으며 살아왔는데 이렇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데 감사하고 기뻐했다”고 말했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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