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구째, 실투 하나로 내려왔지만···류현진, 14개월 만의 복귀전에서 5이닝 4실점

토론토 류현진이 2일 볼티모어전에서 팔꿈치 수술 이후 14개월 만의 복귀전에 나서 힘껏 투구하고 있다. 토론토 | AP연합뉴스

류현진(36·토론토)이 14개월 만의 빅리그 복귀전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류현진은 2일 캐나타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볼티모어와 홈 경기에서 5이닝 9안타 1볼넷 3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2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이후 처음,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1년 여 간 긴 재활을 마친 끝에 다시 나선 경기였다. 최고구속은 91마일(146.5㎞)을 찍었고 주무기인 체인지업이 좋지 않았지만 커브를 앞세워 승부해나갔다.

출발은 불안했다. 1회초 시작 하자마자 1번 타자 애들리 러치먼에게 초구 직구에 중월 2루타를 허용했다. 2번 라이언 마운트캐슬에게도 중월 2루타를 맞아 선취점을 내줬다. 3구째 컷패스트볼이었다. 류현진은 3번 앤서니 샌탠더에게 좌전안타를 내주고 4번 오스틴 헤이즈를 2루수 플라이로 잡으면서 이날의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그러나 1사 1·3루에서 거너 헨더슨의 2루 땅볼에 마운트캐슬의 득점을 허용했다.

2회초에도 선두타자 라몬 우리아스에게 체인지업에 좌월 2루타를 내주고 시작했다. 라이언 맥케나의 희생번트에 주자를 3루로 보낸 류현진은 2사 3루에서 러치먼에게 7구째에 중전 적시타 허용해 3실점째를 기록했다.

그러나 2회말 무사 1루 토론토의 대니 잰슨이 2점 홈런을 때려 2-3으로 추격하면서 경기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류현진도 3회부터 살아났다. 첫 타자 앤서니 샌탠더에게 좌전안타를 맞아 또 선두타자를 출루시켰지만, 이 타석에서 5구째에 처음으로 이날의 최고구속 91마일 직구를 뿌렸다. 이어 헤이즈를 낮은 직구로 2루수 땅볼 유도해 병살 처리했다. 그리고 헨더슨을 상대로 직구와 체인지업을 섞어 승부했다. 1·2구 연속 90마일짜리 직구를 뿌린 뒤 바깥쪽으로 체인지업을 던진 뒤 4구째 역시 바깥쪽에 직구를 꽂아 루킹 삼진으로 이닝을 끝냈다. 시속 91마일이 나왔다.

3회말 브랜든 벨트의 솔로홈런이 터지면서 토론토가 3-3 동점을 만들고 다시 승부가 시작됐다. 4~5회 류현진은 완벽한 투구를 했다.

류현진은 4회초에도 선두타자 조던 웨스트버그에게 좌전안타를 맞아 출루시켰지만 우리아스를 커브고 3구 만에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라이언 맥케나를 포수 앞 땅볼로 처리, 2사 2루를 만들었고 조지 마테오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 이닝을 깔끔하게 끝냈다. 4회까지 투구 수가 59개밖에 되지 않았다.

5회초 러치먼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 처음으로 선두타자 아웃카운트를 잡은 류현진은 이후 중전안타와 볼넷으로 1사 1·2루 위기를 다시 맞았다. 그러나 4번 타자 헤이즈를 직구와 커브로 투 스트라이크에 몬 뒤 2구 연속 컷패스트볼을 꽂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병살 처리하며 위기를 돌파했다.

류현진은 6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복귀전 성공에 대한 최소한의 기대치였던 5이닝을 넘기자 토론토는 불펜에 투수를 대기시키기 시작했다.

잘 던지던 류현진은 실투 하나로 복귀전을 마쳤다. 선두 타자 헨더슨을 상대로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던진 체인지업이 완전히 한가운데로 들어가고 말았다. 놓치지 않고 받아친 헨더슨의 타구가 우측 외야로 뻗어 관중석으로 넘어가면서 류현진은 4실점째를 허용했다.

토론토는 바로 투수를 교체했다. 트레버 리처즈가 공을 넘겨받았고 류현진은 3-4로 뒤진 채 80개의 투구로 14개월 만에 복귀전을 마무리 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