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옥 “‘순살 아파트’ 진상규명TF 발족···국정조사 검토”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무량판 공법 부실시고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일 공사 과정에서 철근을 뺀 이른바 ‘순살 아파트’ 논란과 관련해 “우리 당은 정부 감사, 수사와 별도로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를 발족시켜 아파트 부실시공 전모를 낱낱이 파헤치겠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전·현직 직원 땅 투기로부터 얼마 되지 않아 철근 누락 사태까지 벌어진 것을 보면 문재인 정부 주택사업관리정책에 심각한 문제가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전 정부에 책임을 돌렸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필요하면 지난 정부 국토교통부는 물론 대통령실 정책결정자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진상규명TF 위원장에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정재 의원을 선임했다.

앞서 인천 검단의 신축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를 계기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아파트의 무량판 구조 문제가 공론화됐다. 무량판 구조는 천장을 지지하는 테두리 보나 벽 없이 기둥이 슬라브를 직접 지지하는 방식이다. 국토교통부는 무량판 공법으로 시행된 LH 아파트 91곳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한 결과, 총 16.5%에 해당하는 15개 단지에서 철근 누락이 확인됐다고 지난달 31일 발표했다.

윤 원내대표는 “부실 규모와 도덕적 해이 정도로 볼 때 이번 사태는 LH만이 아니라 주택 건설의 구조적 측면을 들여다볼 사안”이라며 “어제 대통령도 이권 카르텔을 강도 높게 비판했는데 다른 것도 아니고 국민 안전을 위태롭게 만드는 문제라는 점에서 국민적 분노가 크다는 데에 방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권 카르텔의 실체에 대해선 먼저 LH 퇴직자들이 몸담은 전관 업체 문제가 면밀히 조사돼야 한다”며 “대체 어떻게 사업 전 과정이 썩어들어갈 수 있었는지 국민이 궁금해하기 때문에 조사가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회견문 낭독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정조사 추진 여부에 대해 “우선 진상규명 조사TF를 발족하겠다”며 “국정조사도 필요하면 추진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전날 논평에서 국정조사를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국정조사를 포함한 모든 수단이 동원해야 된다는 의지의 표명이라 생각한다”며 “국정조사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많이 걸리니 일단 TF를 통해 사실관계를 정확히 규명하고 국민이 걱정하는 부분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정조사는 여야 합의가 되면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또 전 정부 탓이냐”고 반발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이른바 철근 누락 아파트 사태와 관련 또다시 ‘전 정부 탓’, ‘카르텔 척결’에 열을 올렸다”며 “윤 대통령은 인재, 관재로 지목되는 이태원 참사, 오송 지하차도 참사 등에 대해 단 한 번이라도 책임을 통감하는 자세를 보인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순살 아파트 국민 걱정에 남 탓부터 하는 대통령과 여당은 도대체 제정신인가”라며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더 이상 문제를 호도하며 국민을 우롱하지 말고, 즉각적인 국민 안전 대책과 재발 방지 대책부터 시작해 건설자본과 정관계 이권 카르텔의 핵심을 정조준한 쇄신 대책을 빠르게 내놓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