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수익률 따라 ‘투자 위험도’ 변경할 만[기고]

■ 기고 - 유정화 삼성증권 연금본부 상무

‘2023년 7월 디폴트옵션 전격 시행’. 이런 문구들이 보이면서 과연 나는 여기에 해당되는 건지, 내가 무슨 행동을 해야 하는 건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 디폴트옵션은 적절히 관리하지 못해 방치되고 있는 퇴직연금 자산을 효율적으로 운용해 가입자의 수익률을 높이고 노후 소득 보장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디폴트옵션은 제도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1년간의 유예기간을 두었고, 해당 유예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지난 7월 12일부터 전면 시행됐다. 올해 연금 키워드 중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디폴트옵션,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가입자가 직접 적립금을 운용하는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 가입자라면 누구나 하나의 디폴트옵션을 지정해야 한다. DC 가입자인데 금융사로부터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다면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디폴트옵션과 관련된 규약변경을 했는지도 확인이 필요하다. DC 가입자의 경우 디폴트옵션을 가입하기 위해서는 각 회사가 금융사와 규약변경을 해야 한다. IRP 가입자의 경우 여러 금융기관에 IRP 계좌가 있다면 각각 지정해야 한다.

디폴트옵션은 가입자가 신규 가입하거나 상품 만기 후 일정 기간까지 적립금의 운용방법을 선정하지 않은 경우, 가입자가 사전에 지정한 디폴트옵션 상품으로 적립금을 운용하는 제도다. 즉 디폴트옵션 상품을 지정하더라도, 바로 매수되지는 않고 일정 조건을 충족해야 매수된다. 디폴트옵션 상품을 지정한 상태에서 신규 가입자가 최초 입금 시 상품투자비율이 없거나 기존 가입자가 만기상품(예금 등)의 만기 후 4주가 되도록 운용 지시를 하지 않는 경우 디폴트옵션 상품 매수 예정 안내가 통지되고, 통지 이후 2주가 지나도 별도의 운용 지시가 없다면 비로소 디폴트옵션 상품 매수 절차가 진행된다.

대부분의 금융회사는 7∼10개의 디폴트옵션 상품을 제시하고 있다. 나의 투자 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선택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겠지만, 만약 운용을 하다가 변경하고 싶으면 다른 상품으로 변경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고위험 포트폴리오를 선택했었는데 조금 더 안정적인 운용을 하고 싶다면 중위험 포트폴리오로 변경할 수 있고, 반대로 저위험 포트폴리오를 선택했었는데 더 적극적인 운용을 원한다면 중위험 포트폴리오로 바꾸면 된다.

디폴트옵션 상품은 투자 성향을 기준으로 초저위험, 저위험, 중위험, 고위험으로 나뉘기 때문에 투자자의 투자 성향은 물론이고 투자 기간 및 기대수익률, 향후 자금 인출 계획 등을 감안해 상품 선택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은 가입자들의 상품 선택을 돕기 위해 디폴트옵션 상품 수익률 등의 운용실적을 매 분기 공시하고 있다. 공시 자료를 통해 디폴트옵션 상품에 대해 비교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더 나아가 디폴트옵션 상품은 해당 금융회사의 상품 역량을 반영하므로 어디에 퇴직연금을 신규로 맡길지, 현재 퇴직연금을 맡긴 금융회사에서 다른 금융회사로 이전하여 운용할지 등에 대해 고민이 된다면, 고용부의 운용실적 공시를 하나의 선택 기준으로 활용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