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총리의 특급 배웅 “산불진화 한국 구호대, 영웅적 헌신 감사”
트뤼도 총리, 이륙 직전 기내에서 배웅 인사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대원들 환호
尹대통령 “깜짝 방문 감사” 화답
“그저 당신들에게 너무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다. 지난 몇 주 동안 지구 반대편에서 온 여러분이 우리 국민과 공동체를 위해 열심히 활동해줬다. 우리는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다. 편안한 비행 되시라. (한국어로) 감사합니다!”
1일(현지 시각) 캐나다 오타와 공항. 캐나다 산불 진화를 위해 지난달 파견된 ‘대한민국 긴급구호대(KDRT·대장 권기환 본부대사)’가 한달여 활동을 마치고 이륙하기 직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기내에 ‘깜짝 손님’으로 등장했다. 트뤼도 총리는 “지난 몇 주 동안 가족들과 떨어져서 구호 활동을 펼쳐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했다. 대화 중간에 범상치 않은 한국어 실력도 뽐냈는데 대원들이 휴대폰을 들어 영상을 촬영하고 한마디 한마디에 열렬한 리액션을 보내는 등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캐나다 총리가 그야 말로 ‘특급 배웅’을 한 셈이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오후 트위터에서 이런 영상을 공유하며 “오늘 아침 나는 정말로 놀랍고 훌륭한 사람들을 배웅했다”며 “그들의 영웅적인 헌신(heroic work)에 감사함을 표시했다”고 했다. 이 영상은 올라온지 3시간 만에 30만회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하며 현지 소셜미디어(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그들은 영웅이다” “헌신에 감사한다”는 캐나다 네티즌들의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교 장관도 “박진 외교부 장관, 한국 소방관들의 우정에 감사하다”고 했다. 그러자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의 영문 공식 계정에 트뤼도 총리의 게시물을 공유하며 “한국에 복귀하는 구호대를 깜짝 배웅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며 “우리의 오래된 우정은 또 다른 중요한 단계(milestone)에 이르렀다”고 했다.
외교부·산림청·소방청·의료 인력 등 151명으로 구성된 구호대는 지난 4일부터 퀘백주 내 르벨 슈흐 께비용(Lebel-sur-Quevillon) 현장에서 진화 활동을 벌였다. 입국 당시부터 졸리 장관이 “이런게 진짜 우정”이라 표현하며 화제가 됐고, 현지에서 한미 공조 등을 통해 극심한 피해를 낳은 산불 진화 작업에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다른 국가에서 파견된 구호대가 통상 보름(15일) 정도 활동하는 것과 달리 활동 기간을 한 달까지 늘려 잡은 것도 주목받았다. 또 몬트리올 등 현지 한인들의 권익 신장에도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보이는데, 일부 인사들은 구호대 숙영지까지 찾아와 눈물까지 흘리며 활동에 고마움을 전했다고 한다.
이번 구호대 활동은 6·25 전쟁에 참전해 500명이 넘게 전사한 캐나다에 한국이 70년 만에 은혜를 갚는 보은(報恩)의 성격도 띠고 있다. 임웅순 캐나다 대사는 지난달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한국이 도움을 필요로 했을 때 캐나다가 와준 것을 잊지 않고 있다”며 “가장 친한 친구라면 지당히 해야할 일”이라고 했다. 양국이 올해 수교 6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한·캐나다 관계가 구호대 활동을 계기로 또 한번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몽골과 함께 캐나다를 ‘북태평양(Northern Pacific)’ 국가로 분류하며 경제·안보 등 다방면에서 핵심 파트너로서 연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캐나다는 국제 사회에서 대북 제재를 가장 모범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한국의 대표적인 유사 입장국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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