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하늘에서 치킨이 ‘뚝’…드론 배송 상용화 성큼(종합)
분당구 내 실증지역 중심으로 진행…치킨·커피 등 드론 배송
드론 배송 상용화 가능성에 편의점 업계·스타트업 협업 기대
[성남(경기)=이데일리 김영환, 김혜미 기자] 1일 오전 11시15분. 경기도 성남시 구미동에 소재한 물놀이장에서 A씨가 주문한 치킨이 상공을 날아 도착했다. A씨가 이 서비스를 받기 위해 지불한 비용은 치킨값 2만1000원과 배송비 3000원을 합한 2만4000원. 국내 최초로 이뤄진 유료 드론 배송이다.
신상진 성남시장도 현장에서 드론 배송을 통해 커피를 주문했다. 성남 주택전시관에 마련된 드론 배송 센터 인근 카페에서 커피가 만들어져 센터까지 배달이 왔고 이 커피가 드론에 실려 약 3분간의 비행을 마치고 신 시장에게까지 도착했다. 신 시장은 배달료 3000원을 포함해 1만2000원을 지불했다.
국내 첫 유료 드론 배송 서비스 개시
관련업계는 유료 서비스라는 점에서 드론 배송 상용화를 앞두고 표준 가이드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서비스에서 정부는 30~50m 고도 내에서 드론의 비행이 가능토록 허용했다. 이번 사업을 통해 실제 드론 배송을 위한 항공교통 정비가 진행될 예정이다.
성남시 드론 배송 센터는 TIE가 마련한 일종의 관제탑이다. 드론 배송 경로를 추적하고 고도 등 비행상태의 모니터링을 담당한다. 기체에 결함이 발생했을 경우에도 실시간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했다.
다니엘 리 TIE 프로젝트 매니저(PM)는 “성남시에서 비행하는 드론이지만 전국 어디서든 관제를 할 수 있다”라며 “이 소프트웨어로 드론 개수가 몇 대든 상관없이 여러 대를 지정해서 관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성남시 외에도 전국 지자체가 드론 배송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오는 9월부터는 성남 지역 4곳과 함께 충청남도 태안군 청포대 인근 캠핑장까지 확대 운영될 계획이다. 태안은 바다에 인접해 있어 도서 지역 배송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김기한 성남시 스마트도시과 드론산업팀장은 “공원 안에서 피크닉을 즐기는 경우 오토바이나 차량이 접근하기 어려워 주문을 하고 물건을 받기가 쉽지 않다”라며 “외부 도로와 떨어진 곳에 산을 넘어 물건을 배송하는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유정 TIE 대표는 “이번 사업은 국내 최초로 진행되는 유료 드론 배송 서비스”라며 “고객들이 편리함을 직접 체험하며 다가올 드론 배송 상용화 시대를 앞서 경험하실 수 있도록 전체 운영에 대한 세심한 준비와 노력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편의점 업계, 드론 배송 가능성 예의주시
드론 배송 가능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편의점 업계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서울 등 도심에서는 드론 규제가 많아 서비스가 어려웠지만 지자체와 손잡고 도심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활용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지난해 강원도 영월에서 시범 사업을 진행한 BGF리테일(282330)의 편의점 CU는 이번 달부터 성남시 탄천 내 물놀이장 2곳에서 드론 배송 서비스에 참여한다. 그동안 도심에서는 고도제한 등 드론 관련 규제가 많아 서비스를 시도하기 어려웠지만, 이번에 국토교통부 공모사업의 하나로 성남시와 손잡고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 9월부터는 태안군과 함께 캠핑장 등의 관광 시설과 CU 매장간 드론 배달 서비스도 실시할 계획이다.
세븐일레븐의 드론 배송 서비스는 드론 물류 배송 솔루션·서비스 전문 스타트업 파블로 항공과 함께 실시하고 있다. 파블로 항공은 롯데벤처스의 스타트업 펀드투자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인 만큼 롯데 계열사이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과 꾸준히 협업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편의점 업계와 드론 관련 스타트업의 긴밀한 협업도 예상된다.
신 시장은 “관내인 판교 등지에 드론 배송과 관련한 우수 스타트업들이 워낙 많다”라며 “스타트업과 잘 협력해서 AAM사업을 이끌어 나가는 성남시로 도약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영환 (kyh103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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