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세번째 기소...“대선 결과 뒤집으려 거짓말 퍼뜨려”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2023. 8. 2.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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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적 변호사 비용으로 정치 자금 고갈 중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다음날인 11월 4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자신이 승리했다는 듯 주먹을 들어 보이고 있다.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한 혐의로 1일(현지 시각) 연방대배심에 의해 기소됐다. 미국 정부를 기만(defraud)하기 위해 모의한 혐의, 미국 의회의 선거 결과 인증 등 공무 집행을 방해한 혐의, 공무 집행을 방해하기 위해 모의한 혐의, 투표권을 침해하기 위해 모의한 혐의 등이 그에게 적용됐다.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 기소다. 앞선 두 번의 기소 사건에 대응하며 변호사 비용으로 정치자금을 소진하다시피한 트럼프 캠프 측에는 또 다른 고민이 생겼다.

잭 스미스 연방특별검사는 공소장에서 “피고인은 2020년 대통령 선거에 패배했으면서도 권력을 유지하려 했다. 2020년 11월 3일 선거일 이후 두 달 이상 피고인은 결과를 결정 지을 만한 선거 부정이 있었으며 자신이 승리했다는 거짓말을 퍼트렸다”고 했다.

이어 “이런 주장들은 거짓이며, 피고인도 그것이 거짓이란 점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피고인은 거짓된 주장인 줄 알면서도 이것이 정당해 보이도록 하기 위해 반복하며 널리 퍼트렸고 극심한 국가적인 불신과 분노의 분위기를 조성했으며, 선거 관리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약화시켰다”고 했다.

잭 스미스 미국 연방 특별 검사가 1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2020년 대선 결과에 대한 거짓말로 미국 정부를 기만하려 한 혐의 등으로 기소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6월 퇴임 후에도 미국 핵무기 등에 관한 기밀문서를 사저에 보관하며 그 내용을 유출한 혐의로 연방법에 의해 기소됐다. 지난 4월에는 2016년 대선 당시 성추문을 막기 위해 성인물 배우에게 입막음 돈을 건넨 뒤 회사 장부에 ‘법률 자문료’로 허위 기재한 혐의로 뉴욕 맨해튼 지검에 의해 기소됐다.

이와 별도로 트럼프는 조지아주의 2020년 대선 결과를 번복하기 위해 조지아주 국무장관에게 압력을 가한 혐의로도 수사를 받고 있다. 조지아주 특검이 이달 중순쯤 네 번째 기소를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반복된 기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전국 단위의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약 40%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공화당 대선 경선 여론조사에서는 50% 이상의 지지율을 보이며 1위 후보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다만 이어지는 수사와 기소로 법적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이 트럼프 캠프 측의 고민이다. 트럼프 정치활동위원회(PAC)은 올해 상반기 트럼프 본인, 그리고 함께 기소된 측근들의 변호사 비용을 대는 데에만 4000만 달러(약 516억원) 이상을 사용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와 관계자들의 법률 비용으로 수천 만 달러를 쓴 결과 지난해 1억5000만 달러(약 1355억원)을 갖고 있던 트럼프 PAC의 계좌에 남아있는 금액은 현재 400만 달러(약 52억원)가 안 된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법률 비용이 커지면서 트럼프 측은 텔레비전 광고를 집행하기 위해 다른 친트럼프 정치활동위원회에 보냈던 6000만 달러(약 774억원)를 돌려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또 변호사 비용을 모금하기 위해 ‘애국 법률 보호 펀드(Patriot Legal Defense Fund Inc.)’란 명칭으로 별도의 모금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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