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성적표가 하나도 없는데, 현 시점 리그 최고의 선발 투수다

나유리 2023. 8. 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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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여름이 찾아오자 더 무서워졌다.

고영표는 개인 타이틀 수상 기준은 아니지만, 선발 투수에게 있어 최고의 영예인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부문에서 15개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중간에 올스타 휴식기가 포함돼있었다고 해도 선발 투수들이 대부분 가장 힘들어하는 시기에 고영표는 오히려 힘을 내고 있다.

특히 고영표는 KT의 '에이스'를 넘어 현 시점 리그 최고의 선발 투수로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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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KBO리그 kt위즈와 LG트윈스의 경기가 2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T 선발 고영표가 LG 7회초 공격을 삼자범퇴로 막고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수원=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07.26/
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SSG와 KT의 경기. 8회도 무실점으로 마친 고영표가 기뻐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8.1/
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SSG와 KT의 경기. 고영표가 투구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8.1/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더운 여름이 찾아오자 더 무서워졌다. 현시점 리그 최고의 선발 투수. 단연 고영표다.

KT 위즈 고영표가 또 한번의 호투쇼를 펼쳤다. 고영표는 1일 수원 SSG 랜더스전에서 8이닝 동안 6안타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볼넷도, 사구도 없는 무결점 호투였다. 최근 타격감이 나쁘지 않은 SSG 타선이었지만, 고영표를 상대로는 제대로 기회조차 만들지 못했다.

고영표는 적은 투구수로 SSG 타자들을 완벽하게 요리했다. 제구가 워낙 좋아 타자들이 공을 힘껏 건드려도 뜬공 아니면 땅볼이었다. 제대로 맞은 정타가 거의 없었다. SSG가 친 6안타도 산발 안타였고, 주자 있는 상황에서 고영표는 더욱 집중해 스스로 위기를 넘겼다. 허용한 6개의 안타 중 2루타가 3개였지만 장타를 맞은 이후에도 흔들림이 없었다. 오히려 자신의 공에 대한 확신이 있는 투구였다.

이날 상대 선발 투수였던 커크 맥카티의 컨디션도 나쁘지 않았지만, SSG 타자들은 고영표에 꼼짝도 하지 못했다. 고영표는 투구수 관리까지 완벽했고 8이닝까지 던지면서도 100구를 넘기지 않았다. KT 타자들이 든든한 득점 지원까지 해주면서 팀이 8대0으로 완승을 거뒀고, 고영표는 승리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19경기 9승5패 평균자책점 2.50. 1일 기준 올 시즌 고영표의 성적이다. 개인 타이틀 수상의 기준이 되는 부문에 있어서 고영표가 최상위권을 차지하는 기록은 없다. 평균자책점 부문 5위, 다승 5위 정도다.

하지만 오히려 9승밖에 하지 못한 것이 아쉬울 정도다. 고영표는 개인 타이틀 수상 기준은 아니지만, 선발 투수에게 있어 최고의 영예인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부문에서 15개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최정상급 외국인 투수인 애덤 플럿코(LG)와 라울 알칸타라(두산)가 14개로 고영표보다 1개 모자라다.

특히 자세히 보면 더욱 놀랍다. 7이닝 3자책 이하를 기준으로 하는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의 경우, 고영표는 13번으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 중이다. 2위인 안우진(키움)과 데이비드 뷰캐넌(삼성)이 8개다. 고영표는 단순히 QS를 넘어, 7이닝 이상을 확실하게 책임지고 던져주는 투수라는 뜻이다.

시즌 초반에는 5실점, 8실점 경기도 있었고 2이닝만 소화하고 내려간 경기도 있었다. 고영표는 5월 30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2이닝 3실점(2자책)을 기록한 후 허리 통증으로 강판된 바 있다.

그러나 그 이후. 그러니까 6월부터 등판한 모든 경기에서 고영표는 6이닝 이상을 던졌다. 최소 이닝이 6이닝이고, 6월 이후 등판한 9경기에서 7이닝 이상 투구를 7번이나 했다. 특히 SSG전을 포함해 최근 4경기에서 4연속 QS+를 기록한 것은 괴력에 가깝다. 중간에 올스타 휴식기가 포함돼있었다고 해도 선발 투수들이 대부분 가장 힘들어하는 시기에 고영표는 오히려 힘을 내고 있다.

6월초까지만 해도 꼴찌 10위로 처져있던 KT가 이제 3위를 넘보는 5위까지 치고올라선 원동력도 고영표를 비롯한 선발진 안정화가 컸다. 특히 고영표는 KT의 '에이스'를 넘어 현 시점 리그 최고의 선발 투수로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키고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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