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 대전시의 부족한 체육시설, 어떻게 늘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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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학교체육관을 활용합니다." 경기도 P시의 사례를 보자.
당시 이곳 체육회는 '체육시설섭외팀'이란걸 운영했는데, 하는 일은 단순하나 그 파급력은 대단했다.
"학교장 설득이 어렵죠. 그래서 저희가 사고배상보험 들고, 체육관 개선(1000만 원) 지원하고, 시설관리매니저 배치하고, 지도자 투입하겠다고 설득합니다." 당시 지역에서 확보하여 운영하던 학교체육관은 10개였고, 지금은 더 늘었다.
지역 내 유휴체육시설 활용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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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내 유휴체육시설 리모델링이 더 현실적
체육시설 확충, 정책적 상상력에서 시작해야
"저희는 학교체육관을 활용합니다." 경기도 P시의 사례를 보자.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연구원이던 2019년 당시 내 사례연구 대상이던 곳이다. 당시 이곳 체육회는 '체육시설섭외팀'이란걸 운영했는데, 하는 일은 단순하나 그 파급력은 대단했다. 지역의 초등학교나 중학교를 찾아가 체육관을 섭외하고 방과 후 효과적으로 운영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팀장은 말한다. "학교장 설득이 어렵죠. 그래서 저희가 사고배상보험 들고, 체육관 개선(1000만 원) 지원하고, 시설관리매니저 배치하고, 지도자 투입하겠다고 설득합니다." 당시 지역에서 확보하여 운영하던 학교체육관은 10개였고, 지금은 더 늘었다. P시는 부족한 체육시설을 이렇게 보충하고 있었다.
내가 사는 아파트단지에는 인조 잔디가 깔린 농구장이 있다. 정식 코트 규격의 2/3쯤 되는 크기다. 허나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서인지 이곳은 초딩들의 축구장으로 활용 중이다. 농구장 옆엔 인라인스케이트 트랙도 있는데, 인라인 이용자 대신 애완견들의 산책 코스가 되었다. 여기만 그럴까? 어떤 아파트 단지의 테니스장엔 라켓 든 주민 대신 폐자전거가 쌓여 있었다. 이런 곳을 볼 때마다 상상해 본다. 지자체와 체육회, 아파트단지가 협심하여 이 공간을 활용할 순 없을까. 전면이 강화유리로 설계된 농구장에 농구 지도자가 아이들 농구 레슨을 한다면? 쌓여 있던 폐자전거 대신 하드코트로 단장한 테니스장에서 지도자가 유소년을 가르친다면?
오래전 완성되었으나 아직 발표되지 않은 '2023스포츠진흥기본계획(문체부)'엔 흥미로운 정책이 포함되었다. 지역 내 유휴체육시설 활용 방안이다. 지역체육회가 놀고 있는 체육시설을 찾아 활용 계획을 만들고, 지자체와 문체부, 민간이 합심해 리모델링함으로써 부족한 체육시설을 늘린다. 가령, 편의점을 운영하는 GS와 지자체, 체육회가 협력, 지역 유휴시설을 가칭 'GS×스포츠클럽 대전 1호점'으로 만드는 식이다. 큰돈 들이지 않고 편의점 같은 스포츠시설을 지역주민의 운동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뭐부터 해야 할까? 지역체육회는 지역 내 유휴체육시설을 확보하여 데이터베이스화해야 한다. 체육회장이나 지자체장은 기업인들을 만나 비전을 공유해 보자.
2022년 시도별 출생아 수에 따르면 대전은 7700명이었다(전체 24만9000명). 2017년 1만 851명을 정점으로 계속 하락하며 이제 7000명 수준도 위협받기 시작했다.
반면 노인 인구는 계속 늘어나는데, 이러한 인구 통계는 체육시설과 관련해 어떤 아이디어를 던져줄까? 노인은 늘고 아이는 줄어드는 상황에서 앞으로의 초등학교 일부 교실은 노인들의 운동 공간이자 아이와 함께 교류할 만남의 장소가 되어야 한다는 아이디어를 준다. 교육청, 지자체, 정부, 체육회가 함께 초등학교 빈 교실을 요가나 필라테스 시설로 리모델링하자. 노인들이 아침에 아이를 데리고 학교에 와 운동하며 시간을 보내고, 아이 돌봄 기능까지 수행할 공간이 탄생할 것이다.
잘 알려져 있듯, 대전광역시에는 유독 공공체육시설이 적다. 516개 밖에 안 된다. 인구가 비슷한 광주만 하더라도 1130개다. 세종시 다음으로 체육시설이 적은 곳이 대전이다. 가상의 메타버스에서 운동하며 '사이버 건강'을 추구하는 게 목표가 아니라면, 대전시는 지역민이 쉽게 접근해 운동할 수 있는 체육시설을 늘려야 한다. 의무다. 그렇다고 뭔가 거대하고 최첨단의 체육시설만 지으려 하지 말자. 그건 있으면 좋지만 돈이 많이 든다. 내 생활 반경에 있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깔끔하며 아담한 시설이면 족하다. 거기에 지도자와 운동 기록 관리 시스템만 뒷받침되면, 대전광역시는 전국에서 가장 운동하기 편한 지역이 될 것이다. 늦지 않았다. 지금부터라도 이해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체육시설에 대한 상상력을 발휘해보자. 왜 그래야 할까? 운동이야말로 지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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