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보지 말고 마음껏 놀았으면…” NC 선전 이끄는 손아섭의 형님 리더십 [MK인터뷰]
“젊은 선수들은 야구장에서 눈치를 보지 말고 마음껏 놀아야 합니다. 그런 분위기와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었습니다.”
NC 다이노스는 올해 인상깊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비시즌 기간 양의지, 노진혁, 원종현이 자유계약(FA)을 통해 각각 두산 베어스, 롯데 자이언츠, 키움 히어로즈로 떠났고, 주축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지만, 하위권으로 쳐지지 않았다.
특히 최근에는 토종 좌완 에이스 구창모(왼 전완근 피로골절)를 비롯해 이재학(왼발 중족골 골절), 최성영(안와골절) 등 선발 자원들이 줄줄이 자리를 비웠음에도 NC는 꿋꿋히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성적은 44승 1무 42패(2일 경기 전 기준)로 두산(45승 1무 41패)에 한 경기 차 뒤진 4위. 5위 KT위즈(45승 2무 43패)의 추격이 거세긴 하지만, 분명 NC는 올해 KBO리그에서 가장 잘 싸우고 있는 구단 중 하나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에도 손아섭은 겸손했다. 최근 창원NC파크에서 기자와 만난 그는 “야구라는 스포츠는 당연히 멤버가 좋은 팀이 잘할 수 있는 확률이 높다. 그런데 제가 봤을 때 야구가 슈퍼스타 한, 두 명으로 또 성적이 확 바뀌지는 않는 것 같다”며 “좋은 팀워크와 더불어 각자가 맞는 위치에서 자신의 역할을 잘 해낸다면, 개개인의 멤버는 상대 팀한테 밀릴 수도 있지만, 충분히 좋은 결과를 낼 수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아섭은 “지금 NC 후배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조금 더 팀을 위해 희생하고, 팀을 생각하는 마음들이 하나가 돼 있다. 이런 부분들 덕분에 NC가 하위권이라는 예상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것 같다”고 후배들에게 공을 돌렸다.
계속해서 그는 “저의 리더십 이야기를 많이 듣긴 하는데, 그것은 후배들이 잘해줬기 때문이다. 후배들이 어긋나지 않고,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잘 움직여주며 NC가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면서 “결국에는 모두 후배들 덕분이다. 잘해주면서 하나로 뭉쳐줬다. 여기에 팀 성적도 잘 나오다 보니 주장인 제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됐다. 후배들에게 고맙다”고 재차 강조했다.
손아섭은 “20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야구 선수 생활을 하며 느낀 점은 야구장에서 눈치를 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젊은 선수들은 야구장에서 눈치를 보지 말고 마음껏 놀아야 한다”며 “후배들이 경기장에서 눈치를 안 보고 부담을 최대한 안 느끼면서 가지고 있는 능력 및 실력들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분위기와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사실 저는 어렸을 때 선배들 눈치도 많이 봤는데(웃음), 지금은 후배들이 훨씬 더 재미있게 뛰어 놀 수 있는 그런 분위기와 환경을 NC 고참 선수들이 잘 만들어줬다. 그래서 후배들도 잘 따라오는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 2007년 2차 4라운드로 롯데 유니폼을 입으며 프로 생활을 시작한 손아섭은 2022년부터 NC에서 활약 중이다. 지난해까지 통산 1834경기에서 타율 0.321(6949타수 2229안타) 169홈런 92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55를 기록했다.
이처럼 꾸준한 경기력을 자랑하는 손아섭이지만, 2022시즌만큼은 웃지 못했다. 당시 그는 138경기에서 타율 0.277(548타수 142안타) 4홈런 48타점이라는 ‘손아섭 답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이때를 돌아본 손아섭은 “저 뿐만 아니라 훨씬 더 대단한 선수들, 하다 못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선수들도 이유를 모르게 2~3년간 부진한 선수가 많다. 한국에서 저보다 뛰어났던 선배님들 중에도 부진한 시즌은 다 있었다”며 “누구나 겪어야 할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저도 신이나 기계가 아니고 인간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힘든 시기가 또 올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럴 때 얼마나 빨리 회복을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담담히 말했다.
그러면서 손아섭은 “야구를 하다보면 항상 잘할 수는 없다. 지난시즌에 제가 부진한 것 가지고 이야기들이 많은데, 그냥 제 야구 인생에서 하나의 일부분”이라며 “올 시즌, 내년시즌에 더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야구 선수 생활을 하면서 겪는 과정인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절치부심한 손아섭은 올 시즌 타율 0.327 3홈런 49타점 51득점을 올리며 반등했다. 최근에는 다소 부진하며 타율 부문에서 기예르모 에레디아(0.334·SSG랜더스), 양의지(0.329·두산)에 밀리긴 했지만 한 때 선두에 위치할 정도로 고감도의 타격감을 과시 중이다.
이같은 활약의 원동력을 묻는 질문에 손아섭은 “비결은 크게 없다”며 손사래를 치면서도 “굳이 두 가지 정도를 꼽자면 타격폼을 조금 수정한 것과 올 시즌 지명타자 출전 비중이 늘어난 것이다. 체력적으로 확실히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그 두 가지가 잘 맞아 떨어진 것이 그래도 지금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이유인 것 같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어떻게 타격폼을 바꿨을까. 손아섭은 “처음 준비할 때 준비 자세에서 어깨를 많이 열어 두고 있다. 그래서 투수를 조금 더 편하게 보게 됐다. 예전에는 스탠스도 조금 넓었고 너무 오른쪽 어깨가 닫혀 있어서 투수를 보는 게 불편했는데, 지금은 오른쪽 어깨를 좀 열어놓고 투수를 편하게 본 상태에서 타격폼을 시작한다. 이러다 보니 힘도 덜 들어가고 잘 맞는 것 같다”며 “타격 코치님께서 어깨가 빨리 오픈된다고 지적해주셨다. 어떻게 하면 이런 부분들을 고칠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보니 이렇게 변화를 주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 3월 개장된 창원NC파크에서는 아직 포스트시즌 경기가 열린 적이 없다. NC는 2019년과 2020년 가을야구에 나섰지만, 5위로 진출한 2019년에는 원정경기로 진행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LG 트윈스에 단 1경기 만에 패했다. 정규시즌 1위 자격으로 출격한 2020년에는 코로나19 여파로 한국시리즈 전 경기가 고척 스카이돔에서 펼쳐졌다.
손아섭은 “프로야구 10개 팀의 목표는 모두 똑같다. 결국은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그 첫 번째 관문이 포스트시즌인데, 저 역시도 당연히 1차적으로 포스트시즌에 나가는 것이 목표”라며 “창원NC파크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야구장인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포스트시즌을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그 부분에 있어 아쉽다는 마음을 많이 가지고 있다. 올 시즌에는 어떻게든 우리 NC 팬분들과 함께 창원NC파크에서 가을의 축제를 즐겼으면 좋겠다”고 눈을 반짝였다.
[창원=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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