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까지 파는 스타벅스…반등 기회 될까
반응에 따라 판매 매장 확대 전망
스타벅스 "판매 확대 예정 없어"
국내 커피 시장의 압도적 1위 브랜드인 스타벅스가 주류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골프장 내 매장이라는 특수상권에 따른 제한적 판매란 설명이지만 이미 해외에서는 주류를 판매 중인 매장이 많은 만큼 확장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벅이 맥주 파는 사연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달 경기도 여주에 있는 스타벅스 자유 컨트리클럽(CC)점에서 맥주 판매를 시작했다. 한국에 있는 스타벅스 매장이 주류를 판매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맥주는 신세계그룹의 수제맥주 펍 '데블스도어'가 만들어 공급한다. 평범한 생맥주가 아닌, 스타벅스에서 판매 중인 '별다방 블렌드' 원두를 사용한 '커피 맥주'다. 355㎖ '톨' 사이즈 1잔에 1만2000원의 고가 맥주다.
스타벅스가 여주자유CC점에서 맥주를 판매하기 시작한 건 여주CC점의 특수한 상황 때문이다. 스타벅스 여주자유CC점은 골프장 내에서 음식과 주류를 판매하던 '그늘집'을 대체해 자리잡은 매장이다. 스타벅스가 입점하면서 맥주를 마시던 공간이 사라진 것이다.
이 때문에 스타벅스 입점 후 이용객들을 중심으로 주류 판매 요청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해당 점포는 고객의 판매 요청이 많았던 그늘집이었던 곳으로 관련 입지 특수성을 고려해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맥주 테스트베드?
일각에서는 여주자유CC점이 스타벅스의 맥주 판매 '테스트베드'라는 분석이 나온다. 맥주 소비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골프장 내 매장에서 우선 맥주를 판매한 후 반응을 보고 다른 특수상권 매장으로도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여주CC점에서의 맥주 판매에 데블스도어가 참여했다는 점도 향후 시장 확장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이다. 단순히 기존 그늘집을 대체하기 위해서라면 오비맥주나 하이트진로 등 기존에 주류를 공급하던 기업들의 제품을 납품받는 게 빠르고 편리하다. 스타벅스의 원두를 활용한 맥주까지 직접 제조했다는 건 1개 매장에서만의 판매를 위한 게 아니라는 방증이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1개 매장에서 판매하기 위해 신제품 맥주를 개발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특수상권이나 특수입지 매장 판매 확대를 염두에 뒀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적이냐 이미지냐
스타벅스 측은 주류 판매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여주CC점의 케이스는 골프장 내 매장이라는 특수한 입지와 고객들의 요청에 따른 것이란 설명이다. 거꾸로 말하면 주류를 판매할 수 있는 입지와 고객 요청이 있다면 주류 판매를 검토하겠다는 의미도 된다.
업계에서 스타벅스의 주류 판매 확대를 점치는 데는 최근의 실적 추이도 한몫을 했다. 지난해 스타벅스의 영업이익률은 한국 진출 이후 최저치에 가까운 4.7%였다. 매년 두자릿수를 기록했던 매출 성장률도 크게 꺾였다. 지난 1분기에도 영업이익이 29.3% 감소했다. 잇단 논란에 세계 최고 수준이던 국내 '스벅 마니아'들의 충성심에도 금이 갔다는 분석이다.
주류 판매는 커피 전문점의 취약 시간인 저녁 시간대를 완벽하게 커버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미 뉴욕과 도쿄, 상하이 등 주요 도시 매장에서 칵테일을 중심으로 주류 판매에 나서고 있다. 스타벅스 외에도 많은 커피 전문점, 개인 카페들이 저녁 시간대 주류 판매를 병행하고 있다. 커피보다 단가도 높아 실적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주류 판매가 스타벅스의 '프리미엄 커피전문점'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고 술과 관련된 또다른 논란을 만들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미 많은 논란에 휩싸였던 스타벅스가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서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가 다양한 이슈에 휘말린 뒤 다시 브랜드 재정립에 나선걸로 알고 있다"며 "주류 판매 확대가 고객들에게 어떤 반응을 얻을지 스타벅스도 많은 고민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름 (armijja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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