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클리닉] 젊은 유방암은 치료하기 힘들다?...나이 상관없어요

이순용 2023. 8. 2.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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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유방암 환자 증가세... 유방 보존술, 유방 동시 복원술도 활발
서울아산병원 젊은 유방암 클리닉 김희정 유방외과 교수, 협진 통해 삶의 질 유지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젊은 나이에 유방암으로 진단 받은 환자들은 치료 결과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나쁘다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유방암은 병기에 따라서 예후가 결정된다. 또한 세부 타입 즉 아형(subtype)에 따라서도 치료와 예후가 달라지는데 특정 아형에서만 젊은 유방암 환자가 다른 연령보다 나쁜 예후를 보인다고 보고되고 있다.

실제로 다른 아형에서는 연령이 치료 결과에 영향을 크게 미치지 않는다. 따라서 정확하게 자신의 유방암 타입을 알고 전문의와 함께 긴밀하게 상의하면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다면 충분히 좋은 치료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에서는 젊은 유방암 환자들에게 최적의 치료 방향을 적용하기 위해 젊은 유방암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유방외과, 종양내과, 산부인과, 영상의학과 의료진이 한 자리에 모여 치료뿐만 아니라 치료 후에도 환자들의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서로 상의하며 정확한 치료 계획을 수립한다. 서울아산병원 젊은 유방암 클리닉 김희정 교수(유방외과)를 만나 젊은 유방암의 오해와 진실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 젊은 유방암 치료 결과, 나이와 상관 없어

젊은 유방암 환자가 다른 연령대 환자에 비해 유방암 치료 결과가 좋지 않다고 알려져 있지만, 연령에 따라 유방암 치료 결과는 큰 차이가 없다. 젊은 유방암 환자라고 해서 더 치료가 잘 되지 않거나 나쁜 예후를 보이지 않으며, 다른 연령의 환자들처럼 치료를 받으면 된다.

HER2가 과발현된 HER2 양성 유방암은 그 자체 공격적인 성격 때문에 과거에는 HER2 과발현이 없는 유방암보다 예후가 나쁘다고 보고됐다. 하지만 HER2 과발현을 표적으로 하는 표적치료제가 개발된 이후 항암치료와 표적치료를 함께 하는 병합요법이 잘 정립돼 되어서, 치료 결과가 많이 호전됐다.

오히려 연령대가 높은 환자들의 치료 결과가 조금 더 좋지 않다. 환자들의 나이가 많아질수록 아무래도 항암제 치료 또는 표적치료 등을 견디기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삼중음성 유방암은 항암치료가 주 치료인데, 최근 HER2 양성 및 삼중음성 유방암의 경우는 수술 전에 전신치료를 통해 암을 줄이고 그 반응을 평가한 후 수술을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HER2가 없으면서 호르몬 수용체가 양성인 호르몬 양성 유방암의 경우, 30대 젊은 환자들이 다른 연령대의 환자들에 비해 약 1.3배 정도 재발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최근 연구 및 데이터에 따르면 호르몬 수용체 양성인 젊은 유방암 환자들의 재발률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 호르몬 수용체가 양성이라는 의미는 유방암이 호르몬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호르몬 분비가 활발한 젊은 환자들에게 항에스트로겐 제제인 ‘타목시펜’뿐만 아니라 난소에서 호르몬을 생성하는 것 자체를 억제하는 ‘난소기능 억제제’ 주사를 동시에 사용하면 재발률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 최근 몇 년 사이에 밝혀졌다.

◇ 유방 보존술, 유방 동시 복원술도 활발

최근 유방 전체를 절제하는 대신 유방 일부분을 절제하는 유방 부분 절제술(유방 보존술), 유방암 수술 후 유방 모양을 즉시 재건하는 유방 동시 복원술이 활발하게 실시되고 있다. 유방암으로 유방을 절제하면 여성 환자 입장에서 좌절하게 될 수 있다. 치료 후 삶의 질도 떨어질 수 있다. 실제로 많은 환자 분들이 수술로 암을 절제하면 가슴의 모양이 수술 전과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에 크게 걱정을 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젊은 유방암 환자 분들은 미용적인 측면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암 완치뿐만 아니라 치료 후 가슴의 모양도 많이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조기 유방암은 물론 암이 진행됐더라도 유방 전체를 절제하는 대신 부분 절제술을 하는 비율이 크게 높아졌다. 유방 전체를 절제한다고 하더라도 즉시 유방의 모양을 재건하는 동시 복원술도 활발하게 실시되고 있다. 또한 암 위치에 상관없이 유두를 보존한 채 암을 절제해도 재발률이 높아지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 유방암 세부 타입 알고 치료 적극 임해야

젊은 환자들은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 유방암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많이 걱정되고 좌절의 감정이 들 수 있다. 특히 젊은 유방암은 더 치료가 힘들다는 이야기를 듣고 크게 낙심하는 환자 분들도 있다. 하지만 유방암은 다른 암에 비해 치료 결과가 매우 좋다. 연령이 치료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도 않으며, 치료의 발전 역시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젊은 유방암 환자들이 임신, 출산, 약간의 탈모 등 부작용 때문에 약물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다. 하지만 HER2 양성 유방암, 호르몬 양성 유방암, 삼중음성 유방암 등 자신의 유방암 타입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의료진과 상의하면서 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한다면 충분히 좋은 치료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김희정 교수가 유방암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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