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와 실패 후 도약한 LG 5연승 주역 문보경 “멘탈 갑이요? 더 강해진 것도 있는 것 같아요”[SS인터뷰]

윤세호 2023. 8. 2.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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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3번타자 문보경이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릴 2023 프로야구 키움히어로즈와 LG트윈스의 경기 3회말 2사 2루에서 호투하던 맥키니를 상대로 역전 2점홈런을 터트린 후 홈인하고 있다. 2023.08.01.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기자]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

LG 주전 3루수 문보경(23)의 지난주가 그랬다. 7월부터 타격이 하향곡선을 그렸고 수비도 흔들렸다. 지난달 26일 수원 KT전에서는 연장 12회 패배와 연결되는 실수를 범하기도 했다. 연장 접전 끝에 지면서 팀은 지난 2년 동안 없었던 5연패에 빠졌다.

누가봐도 최대 위기. 하지만 다음날부터 무섭게 살아났다. 상대 외국인 선발 투수의 주무기를 공략해 홈런을 날렸고 이후 공수에서 두루 반등했다. 지난달 27일 수원 KT전 투런포를 시작으로 지난 1일 잠실 키움전까지 5연속경기 장타. 5경기 동안 홈런 3개, 2루타 2개를 기록했고 수비 또한 다시 단단해졌다.

이 기간 문보경은 23타수 9안타(타율 0.391) OPS 1.287로 펄펄 날았다. 1위 LG 또한 5연패 후 5연승을 달리며 0.5경기 차이였던 2위 SSG와 간격을 3.5경기 차이로 벌렸다. 5연승을 이룬 잠실 키움전 역시 문보경의 역전 투런포가 결승타가 됐다. 자신에게 향하는 타구를 다 처리했고 8회에는 행운도 따랐다. 다음은 1일 경기 후 문보경과 취재진 일문일답.

-꾸준히 장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홈런 3개가 모두 변화구를 쳐서 나왔는데 비결이 있나?

전반적으로 앞에서 잘 맞고 있다. 손목 힘도 잘 들어가고 있다. 타격감이 좋고 밸런스도 괜찮다. 그래서 변화구에도 자세가 무너지지 않고 끝까지 남아서 (홈런을) 친 것 같다.

LG 3번타자 문보경이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릴 2023 프로야구 키움히어로즈와 LG트윈스의 경기 3회말 2사 2루에서 호투하던 맥키니를 상대로 역전 2점홈런을 터트린 후 홈인하고 있다. 2023.08.01.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지난주 수요일 5연패에 빠졌을 때 정말 어려운 경기를 했다. 그런데 다음날 오히려 선발 라인업에서 타순이 하나 더 올라가 있더라. 그때 어떤 마음가짐으로 경기했나?

내가 실수해서 진 경기였고 왜 실수했는지 생각은 했지만 다음날 경기에도 지장을 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형들이 많이 도와줬다. (홍)창기 형이 경기 전부터 장난도 쳐주면서 주눅 들지 않고 다시 집중해서 야구할 수 있었다. 이후 어느 정도 만회를 했고 그러면서 지금 마음 편하게 야구하고 있다.

-보통 수비에서 그런 실수를 하면 다음날 나가기 싫다는 생각도 할 수 있는데. 혹시 하루 라인업에서 빠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나?

그런 생각은 없었다. 무엇보다 감독님께서 믿어주시는데 그 믿음에 보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냥 결국에는 내가 잘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오늘 8회 수비도 신기했다. 놓친 타구가 무릎을 맞고 다시 튀어 오르면서 잡을 수 있었다.

일단 (박)동원이 형과 콜이 겹쳤다. 서로 콜을 못 들었고 내가 잡으려 했는데 글러브 손바닥 부분을 맞았다. 맞으면서 팔을 위로 뻗게 됐고 다시 눈앞에 공이 보이더라. 그래서 바로 공을 잡았다.

-무릎에 맞았는데 못 느꼈나?

전혀 못 느꼈다. 그냥 갑자기 눈앞에 공이 다시 보였고 그래서 다시 어떻게 잡았다.

LG 3루수 문보경이 1일 잠실 키움전에서 파울 플라이 타구를 가까스로 잡아내고 있다. 잠실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5연패 후 바로 5연승이다. 5연패 당시 부담도 이제는 많이 내려놓았을 것 같다.

연패 기간이든 연승 기간이든 분위기는 항상 같다. 5연패 당했을 때 선수들끼리 두 배로 이기자고 했고 그게 또 좋은 분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형들이 다 좋은 말씀 해준 덕분에 연패 위기를 잘 이겨낼 수 있었다.

-최원태가 새로 왔다. 이전에 상대 팀 투수로 최원태를 상대했을 때는 어땠나?

너무 힘든 투수, 어려운 투수였다. 투심도 던지고 커터도 던지고 체인지업도 던지고 까다로운 공을 정말 많이 던졌다. 내 기억으로는 안타를 몇 개 못쳤다. 이제 같은 팀이 되면서 아주 든든하다.

-이전부터 보면 타격과 수비가 두루 잘 되면서 좋은 페이스로 가는 경우가 많았다. 타격과 수비가 서로 영향을 주나?

일단 나는 수비가 잘 되면 마음이 편해진다. 타격은 사이클이 있지만 수비는 하나 실수하면 팀에 큰 민폐를 끼치게 된다. 그래서 수비에서 안 되면 미안하고 불안할 때가 있다. 반대로 수비가 잘 되면 마음도 편하고 타석에서도 편한 느낌이 든다.

LG 3번타자 문보경이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릴 2023 프로야구 키움히어로즈와 LG트윈스의 경기 3회말 2사 2루에서 호투하던 맥키니를 상대로 역전 2점홈런을 터트린 후 홈인하고 있다. 2023.08.01.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굉장히 덥다. 야구하기 가장 힘든 시기다. 염경엽 감독은 문보경 선수가 LG에서 오지환, 박해민, 김현수처럼 144경기 모두를 뛰고 싶어 하는 선수라고 하더라. 이 더위에 계속 나갈 자신이 있나?(올시즌 문보경은 팀이 치른 모든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선발 출전 경기는 전체 89경기 중 86경기다.)

자신 있다. 아직 어려서 회복도 금방금방 잘 된다. 144경기를 모두 나가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나가고 싶어도 못 나가는 선수들도 있는데 최대한 많이 나가고 싶다. 나 자신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본다. 나갈 수 있을 만큼 경기를 하고 싶다. 끝까지 아프지 않고 시즌 치르는 게 목표다.

-‘멘탈 갑’인 것 같다. 지난주 아픔을 극복하면서 더 강해졌다고 할 수 있을까?

멘탈 갑이요? 지난주를 지나면서 더 강해진 것도 있는 것 같아요.

LG 3번타자 문보경이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릴 2023 프로야구 키움히어로즈와 LG트윈스의 경기 3회말 2사 2루에서 호투하던 맥키니를 상대로 역전 2점홈런을 터트린 후 홈인하고 있다. 2023.08.01.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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