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원형규 일본 교보생명자산운용 대표 "日 닮은 한국 보험, 이젠 청출어람"
[편집자주]한·일 관계가 해빙무드에 접어들면서 양국의 경제협력 복원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웃 나라 일본은 보수적이지만 성장 잠재력이 큰 금융시장이다. 일본 정부는 2025년 오사카엑스포 개막을 앞두고 캐시리스 결제 비중을 40%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내걸었고 역대급 엔저에 일본 증시는 외국인 투자자의 '피난처'로 급부상했다. 디지털금융을 무기로 내세운 한국 금융회사는 열도에서 선진 금융 서비스 제공에 박차를 가한다. '외국계 은행의 무덤'으로 불리는 도쿄에서 금융 주역들은 구슬땀을 흘리며 K금융의 위상을 높인다. 6월말 35도를 웃도는 도쿄의 무더위 속에서 K금융의 경쟁력을 높이는 이들을 만났다.
⑪ 김건우 우리은행 도쿄지점장 "해외 점포 1호, 신디케이트론 확대"
⑫ 장봉석 글로벌엑스재팬 대표 "미래에셋 해외진출 DNA... 설립 2년만에 운용자산 1조"
⑬ 원형규 일본 교보생명자산운용 대표 "日 닮은 한국 보험, 이젠 청출어람"
일본(도쿄)=강한빛 기자 일본 생명보험사는 198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연쇄 파산했다. 초저금리 시기 상품 및 보유계약 구조조정에서 실패했고 고수익 확보를 위해 고리스크 자산을 과다하게 보유한 영향이 컸다.
이후 운용자산 수익률은 곤두박질쳤고 역마진 문제도 날이 갈수록 심화됐다. 무리하게 해외 금융파생상품에 투자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1997년 문을 닫은 닛산생명의 경우 채무 초과액의 70%가 해외부문 손실에서 발생했다.
"일본에 온 걸 환영합니다" 지난 6월26일 오후 일본 도쿄 지요다구 고지마치에서 만난 원형규 교보생명자산운용 대표가 호탕하게 웃어 보였다. 그의 눈동자엔 지난 30년 일본 보험시장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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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이 수많은 나라 중 일본에 간판을 단 건 국내 보험시장과 일본 보험시장이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생명보험은 자국 문화, 인구 등 영향을 받는데 초장기 우리나라는 지리적으로 가깝고 문화가 비슷한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일본 보험 시장의 흥망성쇠를 통해 현재 한국 생명보험의 모습을 갖췄다는 게 원 대표의 진단이다.
원 대표는 "1990년대 교보생명 조사과 근무 당시 한국과 일본의 생보업계를 다양한 지표로 비교했는데 당시 국내 생보업계는 일본의 1970년대 중반 수준으로 약 20년 정도 뒤쳐져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운을 뗐다.
원 대표는 "생명보험 영업에 이른바 여성영업조직을 활용하는 나라는 일본과 한국, 그리고 대만뿐"이라며 "일본에서는 리딩컴퍼니인 니혼생명이 최초로 도입했고 이후 우리나라도 대형사를 중심으로 여성영업조직이 자리를 잡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의 차이점도 분명하다. 일본 생보사 영업직원은 대부분 정직원으로 채용된다. 회사와 고용계약서를 작성하고 고정급(기본급)을 받고, 퇴직금은 물론 노동조합에도 가입돼 있어 회사는 고정급은 물론 상품별 수당 개정시 노동조합과 협의한다. 따라서 자신이 계약한 계약(소관계약)은 회사 소유로 인식하고(타사 이동 시 가지고 가지 않음), 직원 입장에서 회사의 경영 지침을 준수해 회사 차원에서 각종 정책이나 시책을 시행하는 것이 용이하다.
원 대표는 또 "일본은 보유계약 중 생보사 이익의 원천인 위험률차익을 많이 확보할 수 있는 상품을 가지고 있어 일본 생보사들이 장기간의 역마진을 버티는데 도움이 됐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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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대표는 "신재생 분야 중 기존 태양광 중심에서 풍력, 바이오매스로 영역을 확장하고 부동산은 기존 오피스, 레지던스 중심에서 물류창고, 데이터센터, 노인홈 등 다소 생소한 영역으로 확장하는 방향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투자대상을 발굴해 교보생명을 비롯한 한국 금융기관에 소개해 자산운용을 지원하겠다"며 "중장기적으로는 현지법인에서 투자자금을 유치해 일본 현지에서 직접 투자에 나서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도쿄(일본)=강한빛 기자 onelight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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