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김건우 우리은행 도쿄지점장 "해외 점포 1호, 신디케이트론 확대"

도쿄(일본)=이남의 기자 2023. 8. 2.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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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新금융패권 시대-1.한일 해빙무드, 열도 물들인 'K금융'⑪] 2015년 신바시에 이전, 기업고객에 한 발 더

[편집자주]한·일 관계가 해빙무드에 접어들면서 양국의 경제협력 복원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웃 나라 일본은 보수적이지만 성장 잠재력이 큰 금융시장이다. 일본 정부는 2025년 오사카엑스포 개막을 앞두고 캐시리스 결제 비중을 40%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내걸었고 역대급 엔저에 일본 증시는 외국인 투자자의 '피난처'로 급부상했다. 디지털금융을 무기로 내세운 한국 금융회사는 열도에서 선진 금융 서비스 제공에 박차를 가한다. '외국계 은행의 무덤'으로 불리는 도쿄에서 금융 주역들은 구슬땀을 흘리며 K금융의 위상을 높인다. 6월말 35도를 웃도는 도쿄의 무더위 속에서 K금융의 경쟁력을 높이는 이들을 만났다.

김건우 우리은행 도쿄지점장/사진=이남의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⑪ 김건우 우리은행 도쿄지점장 "해외 점포 1호, 신디케이트론 확대"
⑫ 장봉석 글로벌엑스재팬 대표 "미래에셋 해외진출 DNA... 설립 2년만에 운용자산 1조"
⑬ 원형규 일본 교보생명자산운용 대표 "日 닮은 한국 보험, 이젠 청출어람"

일본(도쿄)=이남의 기자 1968년 11월 우리은행이 일본 금융시장에 발을 들였다. 가까운 이웃나라 일본에 우리은행을 알린 곳, 바로 도쿄지점이다.

우리은행 도쿄지점이 지난 55년간 보수적인 일본 금융시장에서 안정적인 영업을 이어간 비결을 비즈니스 모델을 리테일에서 CIB(기업투자금융)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지난 6월29일 무더운 여름 일본의 수도 도쿄 미나토구 신바시 고층건물 10층에서 만난 김건우 지점장은 해외지점 영업 키워드로 'CIB'를 꼽았다.

김건우 지점장은 "과거 해외로 진출한 한국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해외점포를 개설했고 기업의 운영자금에 대한 대출, 모회사와 수출입 거래에 초점이 맞춰 있었다"며 "최근에는 한국계 투자자의 해외진출로 신디케이트론 거래가 주를 이룬다"고 소개했다.


24명 직원 중 22명 '2개국어' 가능


신디케이트론은 다수의 은행으로 구성된 차관단을 구성해 공통의 조건으로 일정금액을 빌려주는 형태다. 전통적인 은행대출업무와 투자은행의 인수업무 기능이 더해진 복합금융이다.
우리은행 도쿄지점/사진=이남의 기자
일본 금융시장은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이 저금리를 기반으로 전 세계 신디론 시장의 약 5~8%를 차지한다. 김 지점장은 "메가뱅그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일본 대기업과 엔화 수요가 있는 글로벌 기업에 신디론을 확대하고 있다"며 "메가뱅크의 과점시장에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CIB 현지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21년 동경지점에 온 김 지점장은 외환전문가다. 우리은행의 외국환거래법을 상담하는 부서에서 3년간 근무 후 은행 내 외환교수로 약 5년 근무했다. 지점장 대상 외환강의와 은행연합회, 국세청, 관세청 직원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했다. 또 외국인 노동자들의 해외송금 업무를 도왔다.

김 지점장은 "한국에서 외국으로 투자, 외국에서 한국으로 투자 시 어떤 처리 과정이 필요하고 고객들의 니즈가 무엇인지 깨달았다"며 "일본계 은행과 다르게 빠른 의사결정을 내리고 금융과 비금융에서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생상금융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5년 우리은행 도쿄지점은 도라노몬역에서 신바시역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하철 1개 노선이 다니던 도라노몬역에서 8개 노선이 다니는 신바시역 지하철 인근으로 옮겨 고객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주재원을 포함한 직원 24명 중에서 2명을 제외하고 모두 일본어와 한국어를 구사한다. 예금창구에는 3명의 일본인 직원과 1명의 교포 직원이 앉아 2개국어로 고객들의 은행 업무를 처리한다.

김 지점장은 "국내 은행이 해외진출 시 영업키워드는 현지화"라며 "일본인 직원과 재일교포 비중을 늘려 일본 고객이 찾기 쉽고 익숙한 점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K금융의 온기, 상생금융 확대


우리은행 도쿄지점은 일본의 저금리 장기화에 경기불황 속에 어려움을 겪은 한국 기업에게 따뜻한 상생금융 펼치고 있다. 지난 1991년 우리은행과 거래를 시작한 A기업은 화학물질 제조와 도매업의 노하우를 살려 2017년 일본에 진출했고 동경지점과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김 지점장은 "사업초기 A기업은 일본법인의 사무실 등 부동산 구입자금부터 화학제품 수출입을 위한 무역금융, 회사 운영자금 등이 필요할 때 마다 동경지점과 거래를 이어가 빠른 성장과 안정화를 이룰 수 있었다"며 "한국에서 우리은행과 거래한 기업이 일본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영업할 수 있도록 도쿄지점이 해외진출의 동반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9년 도쿄지점에서 책임자로 3년간 근무한 김 지점장은 일본인 특유의 겸손함과 기분 좋은 에너지가 묻어난다. 김 지점장은 "국내 은행 최초 일본에 개설된 은행의 역사와 자부심을 바탕으로 영업과 리스크 관리, 그리고 차별화된 K금융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리예 대리 "글로벌 금융회사에서 일하는 자부심"


조리예 우리은행 대리/사진=이남의 기자
재일교포 4세 조리예 대리는 2015년 우리은행 도쿄지점에 입사했다. 대학 졸업 후 해운회사에 들어갔다가 금융회사에 전직을 알아보던 중 우리은행과 인연을 맺었다.

조 대리는 "1930년 할머니의 할머니가 일본에 오셨으니까 100년이 넘었다"라며 "가족이 모두 일본어를 쓸 정도로 한국이 생소하지만 어학당에서 좋은 경험으로 한국 사람들과 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17년 해외직원들을 대상으로 경영전략회의를 초청해 한국에 간 적이 있는데, 우리은행 본점에서 수백명의 해외점포 직원들이 심도있는 해외진출 전략을 논의해 '내가 글로벌 금융그룹에서 일하고 있구나'라는 자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조 대리의 바람은 4살 딸이 성인이 됐을 때 우리은행 도쿄지점에 취직하는 것이다. 그는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K금융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우리은행에서 모녀가 함께 일하는 순간을 꿈꾼다"고 말했다.


이승민 계장 "은행의 따뜻한 문화, 많은 업무 경험"


이승민 우리은행 계장/사진=이남의 기자
이승민 계장은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 후 2021년 우리은행 도쿄지점에 취업한 유학생이다. 현재 기업 매출 담당하고 있다. 신 계장은 "2014년 일본이 좋아서 대학을 진학해 취업을 알아보다가 우리은행을 만났다"며 "우리은행의 자유로운 업무 분위기가 좋고 많은 업무를 경험할 수 있어서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타국에서 생활을 하다보면 외롭고 힘든 순간들이 있지만 은행의 따뜻한 문화가 위로가 된다"며 "지난 3년간 일본 생활을 함께 한 고마운 은행과 앞으로 30년 더 열심히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도쿄(일본)=이남의 기자 namy8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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