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연극·음악회… ‘열악한 북한 인권’ 국내외 알린다 [한반도 인사이트]
문화 콘텐츠 행사 줄이어
상반기 15개 민간단체, 32개 사업 진행
지난 7월 탈북민 영어 스피치·포럼 등 개최
北 실상 알리고 인권유린 아픔도 되새겨
北사회 문제 해결에 온 힘
북한인권재단, 국회 비협조로 출범 지연
증진위 만들어 인권분야 예산 확보 심혈
“北인권 개선 위한 사회적 관심·참여 필요”
1일 통일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시민사회의 북한인권 증진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북한인권 증진활동 지원사업’을 벌였다. 3월 초 공모를 통해 15개 단체를 선정했고, 이들 단체가 3월 말부터 북한인권 증진 활동을 진행해왔다.
15개 단체가 벌인 사업은 총 32개다. 교육, 멘토링 등 활동가 양성 및 역량강화 사업이 12건, 국제회의 참석, 외국인 대상 공모전, 세미나, 전시, 토크콘서트 등 국내외 공론화 사업이 15건, 오페라, 연극, 음악회 등 문화예술 행사 5건이다.
하반기에도 각 단체들이 북한인권 실상을 알리기 위해 준비한 보다 많은 사업들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지난달에는 북한인권 연극 ‘진달래 마을 이야기’(사단법인 새롭고 하나된 조국을 위한 모임)를 시작으로, 탈북민 7명의 미국 방문 영어 스피치(사단법인 프리덤스피커즈), 북한인권 단체들이 모여 토론·공모전 등을 진행하는 ‘NK어셈블리’(사단법인 세이브NK), 북한인권 오페라(사단법인 북한인권과민주화실천연합) 등이 열렸다.
특히 통일 및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청소년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노력도 펼쳐진다. 남북 청소년 음악회, 토크콘서트, 논문·수필 공모전, 인권스쿨, 북한인권 체험 방탈출 프로그램 등 청소년 대상 사업도 풍성하게 마련된다.
국제회의 등 기존에 다수 열린 사업 방식을 넘어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제시돼 눈에 띈다. 사단법인 통일아카데미가 활동가 양성 및 역량 강화를 위해 글로벌 MZ 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 및 장마당 세대(북한에서 1980∼1990년대 태어난 출생자) 30명을 선발해 북한인권 아카데미를 진행하고, 베트남·라오스 등 탈북 코스로 알려진 제3국으로 현장 견학에 나서기도 한다. 사단법인 북한인권시민연합은 북한인권 문제의 국내 공론화를 위해 북한의 인권침해 사례를 방탈출 게임 형식의 체험 프로그램으로 진행한다.
북한인권을 위해 여야 합의로 설립된 북한인권재단은 야당의 이사 선임 거부로 출범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통일부는 북한인권재단의 역할을 부처 차원에서 해나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이정훈 연세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하는 북한인권증진위원회를 만들어 장관 자문기구로 가동하고 있다.
이어 “기존에 없던 예산에 공모사업을 더해 약 18억5000만원 지원이 이뤄졌거나 이뤄질 예정이고, 약 1억5000만원 지원금을 추가 공모를 통해 단체를 선정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간 통일부의 다양한 민간 보조사업이 있었으나, 올해는 그 민간 보조사업들 중에서도 인권 분야를 특화해 별도의 보조 사업 예산을 추가 확보하고 진행한다는 설명이다. 북한인권법이 국회를 통과했을 당시 북한인권재단 설립으로 책정된 예산은 100억원이 넘는다.
지난달 1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NK어셈블리 개회·시상식에서는 권영세 당시 통일부 장관이 이 같은 민간단체 행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북한인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아이디어와 콘텐츠를 모으는 행사가 열리고 있다”며 통일부 지원을 받는 시민사회단체들의 활동에 힘을 보탰다. 행사에는 세이브NK의 김범수 대표와 이 단체 이사장을 맡고 있는 황우여 전 의원, 이신화 북한인권대사 등이 참석했다. 권 장관은 “이러한 노력이 쌓여 북한 정권이 변화하고 북한 주민들의 인권이 실질적으로 개선되는 날도 머지않아 찾아올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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