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물 간 ‘메타버스 열풍’, 다시 불 수 있을까…K-메타버스 재정비 ‘박차’

이소연 기자 2023. 8. 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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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꿈틀거리는 메타버스 사업
게임사들, NPC 개발 방식 그대로 플랫폼 고도화
“기존 서비스 연구개발비로도 일거양득”
팬미팅부터 기업 컨퍼런스까지 다양한 가상현실 행사 열어
컴투스의 메타버스 자회사 컴투버스가 선보인 '컴투버스' 내 광장에서 이용자가 소통하는 모습./ 컴투버스 캡쳐

1일 오후 2시, 컴투버스(컴투스의 메타버스 자회사)의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에는 수십명의 이용자가 몰렸다. 컴투버스 속 검정색 고층 빌딩 ‘스페이스(SPAXE)’에선 회사 업무, 스터디, 동호회 등 다양한 목적으로 소규모 그룹을 만들 수 있다. 스페이스에서 스터디 소모임을 위한 ‘스페이스’를 생성하자, 20여개의 아치형 창문이 둘러싼 도서관 형태의 공간이 만들어졌다. 여기에는 초대받은 아바타가 앉을 수 있는 30여개의 의자와 책상 등이 놓였다. 이용자들은 가상 공간에서 음성, 텍스트로 소통할 수 있으며 스터디 관련 일정을 플랫폼 내에서 공유할 수 있다.

컴투스의 메타버스 자회사 컴투버스가 선보인 '컴투버스' 내 도서관 테마의 팀룸./ 컴투버스 캡쳐
생성형 AI를 활용해 아이템 이벤트를 진행하는 제페토./ 제페토 제공

◇ 생성형 AI 열풍 속, 다시 고개드는 메타버스 산업

1일 컴투버스는 “메타버스 업무 및 커뮤니티의 허브가 될 컴투버스 ‘스페이스’의 기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며 “9월에는 컴투버스의 두 번째 공간 ‘컴투버스 컨벤션 센터’를 선보여 대규모 컨퍼런스 행사를 열고, 올해 안에 파트너사들의 개별 서비스 공간도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빠르게 식었던 메타버스 열풍이 최근들어 되살아나고 있다. 생성형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기업들이 적은 비용으로 많은 볼거리를 담은 메타버스 공간을 구축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네이버제트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는 AI 기반 3D 콘텐츠 제작 기술 스타트업 ‘리콘랩스’와 협업해 생성형 AI 창작 이벤트를 지난달 31일부터 진행중이다. ‘반짝이는 금속’, ‘우아한’, ‘가죽’ 등의 간단한 명령어만 입력해도 이용자가 원하는 아바타의 옷, 신발 등을 만들어낼 수 있다.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는 지난 5월 메타버스 속 개인 공간인 ‘이프홈’을 선보였다. 두달 만인 7월 기준 이프홈 이용자는 35만명을 돌파했다. 원더걸스 선예 등 연예인과 유튜버, 아나운서가 만든 이프홈을 방문하기 위해 이용자들이 몰려들고 있다는게 SK텔레콤의 설명이다.

KT는 자체 개발 초거대 AI ‘믿음’을 하반기 중 메타버스 ‘지니버스’에 적용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이용자별 맞춤형 대화가 가능한 AI NPC(Non-Player Character)를 도입하겠다는 목표다. 이용자와 상호작용하는 메타버스 내 인물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SK텔레콤 이프랜드에서 열린 걸그룹 시크릿넘버의 팬미팅 현장 모습. /SK텔레콤 제공

◇ 생성형 AI로 인건비 감축 가능성 커져…이용자가 직접 콘텐츠 만드는 사업

IT업체들이 메타버스 사업에 다시 공을 들이는 이유는 생성형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메타버스에서 선보일 수 있는 활로가 열렸기 때문이다. 이용자가 직접 생성형 AI를 활용해 다양한 콘텐츠를 무한대로 생산할 수 있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생태계가 마련된 것이다. 예전에는 플랫폼 내 다양한 아이템을 플랫폼 업체가 창작해야 했다면, 이제는 이용자가 직접 생성형 AI를 활용해 다양한 아이템을 만들 수 있게 됐다.

현대원 서강대학교 메타버스전문대학원 교수는 “메타버스 내 부족했던 아이디어와 콘텐츠를 생성형 AI를 통해 적은 비용으로, 무한대로 생성될 수 있게 됐다”라며 “메타버스 세상은 이용자가 소비자이자 참여자가 되는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특히 게임 업체들의 경우 연구개발(R&D) 과정에서 고도화된 기술을 메타버스 산업에서도 상당부분 활용할 수 있다. 게임업체는 예전부터 NPC(Non-Player Character) 연구개발에 집중해 왔다. NPC란 이용자와 상호작용하며 스토리를 설명하고 퀘스트를 주는 등 게임 진행에 핵심적인 인물을 하는 캐릭터다. 이를 메타버스 속에서도 그대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비용 측면에서도 ‘일거양득’이라는 것이다.

최삼하 숭실대 글로벌미래교육원 메타버스스쿨 교수는 “게임업체의 경우 기존 MMORPG NPC 개발에 매진하던 기술력으로 메타버스 내 NPC도 개발할 수 있다”라며 “게임 속 가상세상 만들기와 메타버스 세상 구축은 유사하기 때문에 같은 비용을 들여 게임과 메타버스라는 두가지 사업을 할 수 있다”라고 했다.

메타버스 속에서 다양한 행사를 열면서 수익을 거둬들일 수도 있다는 점도 메타버스 사업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메타버스 플랫폼에 이용자가 몰리면서 흥행할 경우, 업체들이 마케팅 행사를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진행하기 위해 그 비용을 메타버스 업체에 지불한다는 것이다. 컴투버스 관계자는 “메타버스 플랫폼 안에 다양한 업체들이 컨퍼런스나 마케팅 등을 진행할 수 있는 가상 공간을 갖춰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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