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8개월 앞으로…이낙연·이준석 등 여야 비주류 활동 반경 '확대'
민주 이재명-이낙연 회동 후 온도차 확인…공천룰 '뇌관'
무당층 30%대로 양당 지지율 맞먹어,…제3신당 가능성↑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내년 총선이 8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권 내 계파 간 움직임이 본격화는 분위기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국정운영 수행평가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무당층이 양당 지지율을 맞먹는 수준까지 늘어나고 있어 비주류의 활동 반경이 넓어지는 모습이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권 내 비윤(비윤석열)계 대표 주자로 꼽히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이 총선 준비에 나섰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말 정책 토론에 초점을 맞춘 유튜브 채널 '여의도 재건축 조합'을 개설했다. 이 전 대표가 내년 총선 출마 의사를 여러 차례 피력한 만큼 이번 유튜브 채널 개설도 총선 준비 과정의 하나로 풀이된다.
유튜브에는 이 전 대표와 함께 비윤계 인사로 꼽히는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 이기인 경기도의원이 출연한다.
유 전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무소속 출마, 신당 창당설 등이 제기되고 있다. 그는 지난달 31일 한 라디오에 나와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은 부인한 뒤 총선과 관련해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잠재적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홍준표 대구시장은 당원권 정지 이후에도 불편한 심경을 토로하고 있다. 홍 시장은 전국적인 폭우로 호우경보가 내린 상황에서 지인과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나 지난달 26일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10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홍 시장은 게시글을 삭제하기는 했지만 징계 결정 나흘 만에 "나를 당이 잡범 취급한다. 그게 유감이다"라면서 "나를 내치고 나면 총선 잘 치르겠냐"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지난달 30일에는 김기현 지도부 향해 "나는 총선까지 쳐냈지만 이준석도 안고 유승민도 안고 가라. 그런 게 정치"라고 했다. 당의 원로로서 총선 승리를 위한 화합을 당부한 것으로도, 현 지도부가 포용의 정치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부각하는 쓴소리로도 해석이 가능한 발언이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이낙연 전 대표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지난 6월 귀국한 이 전 대표는 최근 잇따라 이 대표 체제를 비판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이재명 대표와의 만찬 회동에서도 두 사람은 총선에서 승리한다는 목표에 의견을 일치했지만 강조한 대목은 온도 차를 보였다.
이 대표는 '단합'을 강조하고 당의 분열을 우려하며 이 전 대표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이 전 대표는 도덕성 회복 등 대담한 '혁신'을 촉구했다고 한다.
특히 이 전 대표는 "지금 민주당은 위기의식을 가져야 하고 당내 분열의 언어를 즉시 중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 강성 지지자인 이른바 '개딸'의 비명계 공격 중단을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의 향후 행보와 관련 민주당 '비명계' 의원들과 연대해 신당을 창당하려는 움직임은 아직 없지만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부각될수록 당내 역할은 커질 것으로 점쳐진다.
갈등의 불씨는 살아있다. 당 혁신위가 이달 말께 제안할 예정인 공천 혁신안이 뇌관이 될 수 있다. 혁신위의 공천룰 변경이 비명계, 소위 다선 의원 중심의 쳐내기 내용들이 나오면 갈등이 다시 분출할 수 있다.
총선을 앞두고 제3지대 신당이 출연할 것이라는 전망은 계속 나왔지만 올해는 무당층이 늘어나고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무당층 비율은 30%대(한국갤럽)를 유지 중으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는 39%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양당 지지율과 비슷하거나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갤럽 조사에서 20대에서의 무당층은 무려 53%로 나왔고 30대도 40%를 훌쩍 넘었다.
한 중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가 좋고 민주당의 지지율이 높았다면 제3세력, 비주류의 활동 폭이 이처럼 넓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향후 무당층의 규모가 커질수록 제3신당을 노리는 인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어 "민주당은 현역과 잠룡들이 너무 많아 제3당 가능성이 있고, 국힘은 계파 갈등이 크게 불거지고 있지는 않지만 총선이 윤석열 정권 심판론으로 흐르고 검사 출신들에 공천을 주면 현역들이 탈락한다"며 "여야 할 것 없이 계파 갈등이 총선 변수로 부상할 수 있다. 당이 분열되지 않도록 잘 이끌고 가는 게 관건이 됐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kje13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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