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식작전' 하정우 "생고생 전문 배우? 작품 위한 도전은 숙명"[인터뷰②]

모신정 기자 2023. 8. 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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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충무로 흥행보증수표 하정우와 주지훈, 영화 '터널'과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의 김성훈 감독이 뭉친 영화 '비공식작전'이 2일 빅4 한국 영화 여름 흥행 대전의 두 번째 주자로 나선다.

2일 관객에 첫선을 보이는 영화 '비공식작전'은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레바논으로 떠난 외교관 '민준'과 현지 택시기사 '판수'의 버디 액션 영화다. 최초의 한국 외교관 납치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어 '피랍'이라는 소재와 '21개월 뒤 생환'이라는 결과 두 가지 요소만 실제 사건에서 가져왔고 이외의 인물이나 스토리는 영화적 상상력으로 채우며 다른 실화 소재 영화와는 색다른 전개와 구성으로 웰메이드 버디 액션물로 탄생됐다. 상영시간인 2시간 10분 동안 숨 쉴틈없는 뜨거운 액션을 선사하고 관객에게 팡팡 터지는 웃음과 그리고 주체할 수 없는 뜨거운 눈물 한방울까지 이끌어낸 하정우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이 만났다.

하정우가 연기한 이민준 역은 가진 것은 배짱밖에 없는 흙수저 외교관이다. 중동과에서 5년째 근무 중이던 어느 날 20개월 전 실종된 오재석 서기관의 생존 신호가 담긴 전화를 받은 후 미국 발령이라는 조건을 내걸고 그를 구하기 위한 비공식 작전에 자원해 홀로 내전 중인 레바논으로 향하는 인물이다. '더 테러 라이브'(김병우 감독), '터널', '신과함께' 시리즈,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윤종빈 감독) 등을 통해 극한의 상황에 몰려도 희망을 잃지 않고 고난의 상황을 헤쳐나가는 인물을 공통적으로 선보여왔던 하정우는 이민준 역을 통해서도 통통 튀는 유머와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 연기, 뜨거운 휴머니즘을 선보이며 관객을 몰입시킨다.

"김성훈 감독님이 만드는 세계 안에서 배우들은 진심을 다 하고 거기에 두세 스푼을 더 얹을 수밖에 없어요. 2018년에 제가 첫 시나리오를 받고 개봉하기까지 6년에 가까운 시간이 걸렸으니 촬영을 마치기까지 얼마나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겠어요. 그 긴 시간동안 '이 영화를 꼭 만들어내야 겠다'는 에너지와 마음이 점점 더 응집됐죠. 민준 역은 애초 시나리오 구축이 상당히 탄탄했어요. 저에게 리딩롤이라는 과제가 주어져있었기에 동어반복을 하지 않고 플랜을 잘 짜야 했죠. 시나리오에 '카체이싱을 해서 골목길을 빠져나간다'는 내용은 몇 줄 되지 않았어요. 그런데 4개월 동안 카체이싱을 찍었죠. 민준이 오재석을 엎고 건물 사이를 건넌 뒤 안테나 줄을 묶고 떨어지는 장면을 한 달 이상 찍을 줄 몰랐어요. 영화의 클라이맥스 신에서는 택시마저 주인공으로 활약하잖아요. 이게 바로 김성훈 감독님의 현장입니다. 어떤 모자람도, 부족함도, 티끌만큼의 구멍도 허용되지 않아요."

극중 민준이 들개들에게 쫓기다가 레바논 무장집단의 수색을 겨우 피한 후 '너무 피곤하다 진짜'라고 외치는 장면은 하정우표 리얼 생고생 연기의 결정판에 해당하는 장면 중 하나다. 유독 그는 '황해'(김병우 감독), '더 테러 라이브'와 '터널', '백두산'(이해준·김병서 감독), '수리남', '비공식작전' 등을 통해 유독 쫓기고 구르고 떨어지는 짠내 가득한 액션 연기를 펼여왔고 이들 작품은 관객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아왔다. 윤종빈, 김성훈 감독을 비롯한 연출자들이 그에게 이런 미션을 주는 이유는 뭘까.

"글쎄요, 극한상황에서의 제 얼굴을 관객들이 사랑하시는 걸까요? 유독 그런 작품에 손이 가는 건 아닌데 이제 윤종빈 감독님이나 김성훈 감독님이 그런 작품을 안 만드셨으면 좋겠어요. 저한테 어떤 위기라도 돌파해낼 것 같은 뻔뻔함을 보신 걸까요. 하정우가 고생하고 몸이 고될수록 (관객이)좋아해주시는 경향은 있는 것 같아요. 영화를 위해서 그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는 질문도 듣지만 작품이 원한다면 해내야죠. 사실 영화 자체가 다 고생스러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이 배우의 숙명이죠. 근래 들어 가장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양들의 침묵'의 한니발 같은 캐릭터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안톤 시거 같은 역할이에요."

배우로서 뿐만 아니라 영화 '롤러코스터'와 '허삼관' 두 편의 연출 경력을 지닌 감독이기도 한 하정우는 최근 영화 '로비'에서 다시 한 번 감독으로 나선다. 골프와는 거리가 멀고 비즈니스와는 거리가 더 먼 연구원 창욱이 국가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펼치는 로비 골프 난장 소동극 '로비'에서 타이틀롤인 창욱 역을 맡아 연출과 연기를 동시에 소화해낼 예정이다.

"2020년 코로나로 세상이 멈췄을 때 처음으로 골프를 배웠어요. 레슨을 받고 라운딩에 나가서 온갖 사람을 만나다보니 제게 매혹적인 요소가 있었어요. 굉장히 얌전한 동네 형도 골프장 가면 변신하더라고요. 야수 같던 사람이 소녀로 변하기도 하고요. 그런 사람들의 날 것 같은 이면과 다양한 캐릭터들을 모아서 영화로 만들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기차를 충전하는 회사가 국가를 상대로 입찰권 따내는 이야기입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어요."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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