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노인 비하' 발언에 野 전전긍긍...與 "유구한 전통"["그땐그랬지"]
與 "뿌리 박힌 노인 비하 DNA" 비판
[파이낸셜뉴스]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의 ‘여명 비례 투표’ 발언이 노인 비하 논란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여권뿐 아니라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연이은 설화가 혁신위 운신의 폭에 악영향을 주는 모양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1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나와 “(김 위원장의) 그 말은 지독한 노인 폄하 발언”이라며 “선거 제도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7월 30일 서울 성동구 한 카페에서 열린 20·30세대 청년과 좌담회에서 과거 자녀와 대화 내용을 언급하며 “자기 나이로부터 여명까지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것이 자기(자녀) 생각이었다”며 "되게 합리적이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1인 1표’라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지만 맞는 말”이라며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1 대 1로 표결해야 하나”라고 덧붙였다.
혁신위는 하루 뒤 입장문에서 “김 위원장은 ‘1인 1표’라는 민주주의 원칙을 부인한 바 없다”며 해명했지만 노년층 비하라는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조 의원은 “귀를 의심했다. 우리 당을 혁신하러, 도와주러 온 분이 맞나”라며 “말씀을 좀 안 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이상민 의원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그런 인식과 자세를 갖고 과연 민주당 혁신 역할에 앞장설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반면 양이원영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투표하는 많은 이들은 그 미래에 살아 있지도 않을 사람들”이라며 김 위원장 발언을 옹호하는 취지로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현대판 고려장", "어르신 폄하 DNA"이라며 민주당과 혁신위를 겨냥해 날 선 비판을 이어 갔다.
김기현 대표는 페이스북에 “이런 함량 미달 인물을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한 이재명 대표는 연대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며 “국민께 정중하게 사과하고 혁신위 해체를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사과를 하든지 해명을 하든지 (민주당 측) 입장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입장에 따라 국민의힘이 조치할 사안이 있으면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연이은 김 위원장발(發) 설화가 혁신위 활동에 부담을 주는 모양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일 민주당 초선 의원들을 ‘코로나19 국면 속 학력 저하 학생’에 비유했다가 거센 당내 반발을 산 후 사과한 바 있다.
앞서 지난 6월에는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 사건을 놓고 “(검찰에 의해) 만들어졌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가 이후 “알고 보니 심각한 사건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정정했다.
한편 민주당 인사들이 노인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정동영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은 2004년 총선을 앞두고 "60대, 70대는 투표를 안 해도 괜찮다"며 "곧 무대에서 퇴장하실 분들이니까 집에서 쉬셔도 된다"고 말해 공분을 샀다. 이로 인해 정 의장은 발언에 책임을 지고 비례대표 후보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같은 해, 유시민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도 강연에서 "비록 30, 40대에 훌륭한 인격체였을지라도 20년이 지나면 뇌세포가 변해 전혀 다른 인격체가 된다"며 "제 개인적인 원칙은 60대가 되면 가능한 책임있는 자리에 가지 않고, 65세부터는 절대 가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해당 발언은 '60세가 되면 뇌가 썩는다'고 와전되며 뭇매를 맞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지난 2011년 '서울에 계신 부모님을 설득하기 어려워 선거 때 아예 여행을 예약했다'는 게시글에 "진짜 효자"라고 답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2022년에는 윤호중 당시 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이 6·1 지방선거를 하루 앞두고 상대편 후보인 국민의힘 송기윤 증평군수 후보에 대해 "일흔이 넘으셨으니 새로운 것을 배우시기는 좀 그렇지 않느냐"고 발언했다가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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