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입인재에 밀렸지만…여의도 떠받치는 청년 보좌진·당직자들

강재구 2023. 8. 2.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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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철마다 영입되는 극소수의 청년들만이 '청년 정치인'의 전부가 아니다.

지역 정치의 실핏줄을 책임지는 지방의원을 비롯해 정당과 국회에서 의정활동의 실무를 끌어가는 당직자와 보좌진도 또 하나의 주인공들이다.

정치 1번지 서울 여의도에서도 국회와 정당을 실제로 떠받치는 건 숱한 청년 보좌진과 당직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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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모습.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선거철마다 영입되는 극소수의 청년들만이 ‘청년 정치인’의 전부가 아니다. 지역 정치의 실핏줄을 책임지는 지방의원을 비롯해 정당과 국회에서 의정활동의 실무를 끌어가는 당직자와 보좌진도 또 하나의 주인공들이다.

경기도 안양시의회에서 활동 중인 장명희(38)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은 “청년 이슈를 다루는 것만이 청년 정치가 아니다. 기존 방식을 따르지 않고 새 시대에 맞는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하는 게 청년 정치의 의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이루려면 시설 개선 예산을 따오는 게 통상의 지역 정치이지만, 장 의원의 접근은 다르다. 그는 온라인 상점 개설을 돕는 등 디지털 방식으로의 전통시장 전환을 시도했다. 그는 지역 사회가 마주한 크고 작은 현안을 ‘젊은 감각’으로 찾아내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효능감을 느낀다고 했다.

지난 1월 기존 정치권이 크게 주목하지 않은 ‘은둔형 외톨이’ 지원 조례안을 발의한 박현우(33) 국민의힘 고양시의원의 생각도 비슷하다. “중장년층 의원들과는 다른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보고, 시대의 흐름에 발 빠르게 맞춰나갈 수 있는 게 청년 의원의 강점”이라고 박 의원은 말했다.

‘청년 기근’에 시달리는 국회와 달리 청년 의원이 많은 지방의회에서 이들은 ‘다수파’를 형성하며 개혁의 동력을 만들어내고 있다. 안양시의원 20명 중 6명, 고양시의원 34명 중 4명이 청년의원이다. 각각 30%, 11.7%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 당선된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2030 비율이 3.6%(11명)에 불과하다는 점에 비춰보면 상당히 높은 비율이다. 장명희 의원은 “대개 초선이라 좌충우돌하는 면은 있지만, 청년 의원이 많아지니 관행처럼 되풀이되던 악습을 타파하자고 서로 나서는 등 순기능이 크다”고 말했다.

정치 1번지 서울 여의도에서도 국회와 정당을 실제로 떠받치는 건 숱한 청년 보좌진과 당직자들이다. 지난 1월까지 국민의힘 보좌관으로 일한 김영호(35) 변호사는 “민감한 사회 이슈가 있을 때 젊은 보좌진이 청년 등의 반응을 고려해 메시지나 입법 방향에 관한 아이디어를 의원에게 제안한다”고 했다. 민주당의 한 30대 당직자 ㄱ씨도 “논쟁적인 사안과 관련한 당의 대응을 두고 정치인과 청년 및 대중 사이의 인식에 괴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의견을 내는 게 청년 당직자의 역할”이라고 했다.

다만 쏟아지는 현안에 대응하고 입법과제를 풀어내는 역할을 하고도, 자신들의 존재가 국회의원 이름 아래 가려진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꼽힌다. 시의원에 출마하기에 앞서 국회의원실에서 10년가량 일한 장명희 의원은 “보좌진으로서 느끼는 보람도 많지만, 내 목소리로 사회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 출마를 결심했다”고 했다. 당직자의 경우 총선 비례대표에 ‘당직자 몫’으로 도전할 수 있으나, 대개 영입인사에 밀려 당선권 밖 비례 순번을 받게 된다.

그러니 당의 ‘터줏대감’인 청년 당직자나 보좌관들에겐 선거철 ‘깜짝 인재 영입’이 반가울 리 없다. 김 변호사는 “당도 청년들을 이용해 보여주기식 행사를 하기에 바쁘고, 청년들도 기성 정치에 기대 벼락 출세를 꿈꾸기 바쁘다”며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ㄱ씨도 “참신성 측면에서 외부 인사가 필요할 수 있지만, 검증이 제대로 안 되는 것도 문제고 영입 뒤엔 지원도 부족하다”며 “당이 선거 때만 ‘떴다방’ 식으로 인재를 영입할 것이 아니라, 선거 전부터 청년들을 훈련시켜 쓰는 정치인 양성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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