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 전략 펴는 中, 추가 제재 고심하는 美…한국 기업의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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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패권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최대 시장' 미국과 '세계 최대 공장' 중국 사이에 놓인 한국 기업들은 돌파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 중국 배터리 소재 및 광물 기업들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압박을 피하려 한국에 투자하거나 한국 기업과 적극 손을 잡고 있는데, 미 정부는 이런 움직임을 향해 또 다른 제재를 예고하면서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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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진출 노리는 韓·中, 이해관계 맞아떨어져
미중 패권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최대 시장' 미국과 '세계 최대 공장' 중국 사이에 놓인 한국 기업들은 돌파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 중국 배터리 소재 및 광물 기업들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압박을 피하려 한국에 투자하거나 한국 기업과 적극 손을 잡고 있는데, 미 정부는 이런 움직임을 향해 또 다른 제재를 예고하면서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한국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전문가들은 미국의 강화된 조치가 실제 나올 때까지 한국과 중국 기업들이 최대한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게 발 빠르게 움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기업이 규제를 피해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한국 기업에 투자하는 최근 상황을 묻자 "조치를 향상하고 강화할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해 새로운 제재를 내놓을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한국 이차전지 제조사와 관련 소재 기업들은 이런 미국의 움직임을 어느 정도 예상했다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1일 "미국이 중국과 합작한 회사에 IRA 보조금 혜택을 축소하거나 중국 기업이 해외 우려 집단(FEOC)에 이름을 올리는 상황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중국과 손잡은 소재사들은 계약 내용을 확정하지 않고 열어둔 상태다. 국내 배터리 소재사의 한 고위 관계자는 "미국의 제재 추이를 지켜보고 그에 따라 중국의 지분율을 줄이는 등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계약 내용을 확정하지 않았다"며 "(중국 기업 합작사가) 불이익을 받을 상황이 되면 피해 갈 수 있도록 최종 계약은 연말께 확정하기로 했고, 다른 기업들도 그렇게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韓 기업들 "추가 견제 시나리오 고려 중"
우리 기업들이 이처럼 미국을 의식하면서도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이유는 중국의 자본력과 기술력 때문이다. 이 고위 관계자는 "(우리 기업의) 자체 기술력도 있지만 중국이 앞서 있는 기술이 분명 있기 때문에 미래에 대비해 투트랙으로 확보해 두는 것"이라고 전했다. 결국 미 정부가 추가 제재를 내놓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데 기업들은 위험을 무릅쓰더라도 빠르게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김동수 산업연구원 해외산업실장은 "리튬을 이차전지에 사용할 전구체 형태로 생산해내는 능력을 중국이 독점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은 잠깐 합작을 하면서 시간을 벌고 중국의 기술력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반대로 중국 기업은 한국을 발판 삼아 북미와 유럽 시장에 진출하는 대가로 독점 기술력을 내주는 궁여지책을 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떻게든 북미 시장에 진출해야만 하는 두 나라 기업들은 셈법은 달라도 결국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다만 FEOC을 지정하는 등 불이익이 가시화할 경우 중국과의 손잡기가 오래 유지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미 정부는 FEOC로 지정한 해외법인이 배터리 부품을 제조·조립할 경우 IRA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 규정했다. 포드-CATL 합작사에서 포드가 지분 100% 보유하려는 것도 중국이 FEOC에 포함될 가능성을 고려해서다. 황경인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추가 제재가 생기는 것은 우리 기업에 좋지 않은 신호"라며 "FEOC 세부 내용은 시장 논리가 아닌 정치적, 외교적 요인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배터리 소재사 관계자는 "우리가 얻을 이익과 입을 손해는 FEOC 등 세부 내용이 확정된 뒤에 따져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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