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당 혁신위원장은 집안 대소사 결정 중학생 자식에게 맡기나
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장이 “남은 수명에 비례해 투표하게 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했다. 노인의 투표권 비중을 낮추는 게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금 22세가 된 아이가 중학생 시절 ‘우리 미래가 훨씬 긴데 왜 미래가 짧은 분들과 똑같이 표결을 하느냐’고 하더라. 민주국가에선 1인 1표기 때문에 현실적 어려움이 있지만, 그게 참 맞는 말”이라고 했다. 같은 당 양이원영 의원도 “지금 투표하는 많은 이들은 그 미래에 살아있지도 않을 사람들”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논란이 일자 김 위원장은 “청년들의 정치 참여를 독려했을 뿐 1인 1표 원칙을 부인한 바 없다”고 했다.
김 위원장 인식대로 남은 수명을 따져 투표권을 갖는 게 ‘합리적’이라면 정당은 초선 의원, 군대는 이등병, 직장은 신입 사원, 가정에선 어린이가 하자는 대로 해야 합리적이 된다. 그 ‘합리’대로면 김 위원장 집안 대소사는 미래가 더 긴 중학생 자식이 결정해야 한다. 누가 김 위원장에게 이렇게 말하면 김 위원장은 ‘그게 합리적’이라고 할 텐가.
논평할 가치도 없는 얘기라고 할 수도 있지만 민주당이 표를 얻으려고 노인과 청년을 갈라 물의를 빚은 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 과거 당 의장은 “60대 이상은 투표 안 하고 집에서 쉬셔도 된다”고 했고, 한 의원은 “60세가 넘으면 책임 있는 자리에 있지 말자”고 했다. 조국 전 장관도 ‘노친네 투표 못 하게 여행 예약해 드렸다’는 인터넷 글에 “진짜 효자”라는 댓글을 달았다.
민주당이 진심으로 청년을 생각한다면 나라를 멍들게 한 포퓰리즘 정책부터 철회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 5년간 포퓰리즘 정책으로 국가 채무가 408조원 늘어 1000조원을 넘겼다. 모두 청년들이 갚아야 할 빚이다. 이런 걸 바로잡아 청년과 국민 신뢰를 얻자고 하는 게 민주당 혁신위원장 할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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