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국회 문닫자 ‘윤관석-이성만 영장’ 재청구… 4일 영장심사

허동준 기자 2023. 8. 2.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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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全大 돈봉투 의혹 수사
방탄논란 체포안 부결 50일 만에… 국회 표결 없이 2인 구속 기로
檢 영장 청구 내용 대부분 동일… 野, ‘이재명도 청구하나’ 촉각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일 무소속 윤관석 이성만 의원을 상대로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했다. 올 6월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후 50일 만이다.

검찰이 국회 휴회 기간에 영장을 청구하면서 두 의원은 본회의 표결을 거치지 않고 4일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받게 됐다. 두 의원은 ‘꼼수 영장’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검찰은 영장 청구서의 범죄사실 부분을 지난번 영장 청구서와 동일하게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50일가량 보강 수사를 했음에도 동일한 혐의로 영장을 청구한 건 이례적이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선 “검찰이 혐의 입증에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면서 거야(巨野)와의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검찰 “실체 왜곡 시도, 구속수사 불가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김영철)는 이날 윤 의원과 이 의원에 대해 정당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윤 의원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5월 2일)를 앞두고 같은 해 4월 말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당선을 위해 민주당 의원들에게 총 6000만 원을 나눠준 혐의를 받고 있다.

윤 의원은 강래구 전 한국감사협회장 등 경선캠프 관계자들에게 “국회의원을 상대로 금품을 제공할 테니 돈을 달라”는 취지로 요구해 두 차례에 걸쳐 총 60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강 전 회장 측도 지난달 재판에서 “3000만 원을 윤 의원에게 준 부분을 인정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2021년 3월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수감 중)에게 경선캠프 운영비 명목으로 100만 원을, 강 전 회장 등에게 캠프 지역본부장 살포용으로 현금 1000만 원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4월 말 윤 의원으로부터 대의원을 포섭하라는 ‘오더(지시)’와 함께 3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올 5월 24일 두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면서 법원의 영장 심사 없이 기각됐다. ‘현역 의원은 현행범이 아닌 경우 회기 중 국회 동의 없이 체포·구금되지 않는다’는 헌법 조항에 따른 것이다.

이후 검찰은 국회 사무처를 추가 압수수색하고 송 전 대표의 최측근인 전 보좌관 박모 씨를 구속 기소하며 보강 수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또 윤 의원이 300만 원이 담긴 봉투 10개를 전달했다고 의심되는 2021년 4월 말 조찬모임 참석자 명단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두 의원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만큼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영장 재청구 사유에 “체포동의안 부결 이후 객관적 증거와 배치되는 주장을 하며 실체를 왜곡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며 “공범이나 사건 관계인들을 상대로 회유하거나 진술 담합을 모의하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할 개연성이 여전히 높다”고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 두 의원 “부당한 꼼수” “정치검찰 행태” 반발

윤 의원은 “국회 비회기를 정치적으로 활용한 부당한 꼼수 구속영장”이라며 “방어권 보장과 불구속 수사 원칙은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고 반발했다. 이 의원 역시 국회 기자회견에서 “국회 회기가 없는 때를 노려 기습적으로 영장을 청구한 정치검찰의 행태가 참으로 집요하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공식 입장은 안 냈지만 내부적으로 국회 휴회기에 기습적으로 영장을 청구한 것에 당황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영장이 다시 들어올 것이란 추측은 했지만 시기가 이렇게 빠를지는 예상 못 했다”며 “검찰이 어떻게든 돈봉투 이슈를 총선 직전까지 끌고 가며 ‘부패’ 이미지를 덧씌우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번 영장 청구가 비회기 중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로 이어질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당연히 진행해야 할 영장 재청구”라며 “민주당의 ‘방탄막’ 없이 법의 엄정한 심판을 받을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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