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미래 짧은 분들” 노인 폄하…혁신위 사과 거부 논란

조원호 기자 2023. 8. 2.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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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노인 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으면서 가뜩이나 흔들리던 혁신위가 최대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민주당 일부 의원이 김 위원장의 발언에 동조하고 혁신위도 사과를 거부하면서 비판 여론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윤형중 혁신위 대변인도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혁신위 회의를 마친 후 김은경 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해 "사과할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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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김 위원장 좌담회 설화 파장

- ‘노인 투표권 제한’ 취지로 해석
- 양이원영도 SNS에 동조하는 글
- 당 내부 계파 떠나 “몰상식” 비판
- 국힘 “현대판 고려장…해체하라”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노인 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으면서 가뜩이나 흔들리던 혁신위가 최대 위기를 맞았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혁신 동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비판이 당 밖은 물론 당내에서조차 거세다. 그러나 민주당 일부 의원이 김 위원장의 발언에 동조하고 혁신위도 사과를 거부하면서 비판 여론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열린 2030 청년좌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성동구 한 카페에서 열린 20·30세대 청년과 좌담회에서 과거 아들과의 대화를 소개하며 “자기 나이로부터 여명까지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게 자기(아들) 생각이었다”며 “되게 합리적이지 (않으냐)”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1인 1표’라 현실적 어려움이 있지만 맞는 말”이라며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1 대 1로 표결해야 하나”라고 부연했다.

노인 투표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되면서 국민의힘은 즉각 “현대판 고려장” “어르신 폄하 DNA” “이재명 대표 사과와 혁신위 해체” 등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당내에서도 계파를 가리지 않고 비판 목소리가 잇따랐다. 내년 총선을 7개월 앞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발언으로 예전 총선 패배를 자초했던 민주당의 설화가 소환됐기 때문이다. 2004년 3월 당시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은 총선을 앞두고 “60, 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아요. 곧 무대에서 퇴장하실 분들이니까 집에서 쉬셔도 되고”라고 말해 당시 파장을 일으켰다.

비명(비이재명)계인 이상민 의원은 1일 SBS라디오에서 “나이로 차별하면 안 된다는 게 우리 헌법정신인데 여명에 따라 투표권을 달리하겠다니, 굉장히 몰상식하다”고 맹비난했다.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한 지도부 인사도 언론 통화에서 “밖에서 볼 때는 쉬울지 몰라도 정치권의 언어가 그렇지 않다”며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말”이라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의 잇따른 설화로 혁신위 위상은 물론 혁신위에 전권을 맡긴 이재명 지도부의 리더십도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혁신위에 대한 당내 불신이 커지면서 혁신위의 다음 과제이자 계파 갈등의 불씨가 될 가능성이 큰 ‘공천 룰’ 혁신안 마련도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비판 논란이 확산하고 있지만 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맞는 얘기”라면서 “지금 어떤 정치인에게 투표하느냐가 미래를 결정한다. 하지만 지금 투표하는 많은 이는 그 미래에 살아있지도 않을 사람들”이라고 했다. 윤형중 혁신위 대변인도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혁신위 회의를 마친 후 김은경 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해 “사과할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양이 의원의 발언과 관련, 페이스북에서 “이제는 ‘더불어망언당’이냐”며 “잘못했으면 백배사죄해서 풀 일이지, 적반하장이 사태를 수습 불능으로 몰고 간다”고 비판했다. 황규환 수석부대변인도 논평에서 “온갖 성 추문이 터질 때마다 가해자를 두둔하며 2차 가해에 나섰던 민주당이, 이제는 어르신 폄훼에도 2차 가해를 이어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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