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폄하 무한망언릴레이黨"부터 "공천 기원 1일차"까지…국힘서 비판 릴레이
청년정치인 백경훈 "'살아있지도 않을 사람들'이 탈원전으로 청년 미래 죽이는 건?"
'돌려까기'도…홍종기 "여당에 보석같이 소중한 존재들 내년 공천 꼭 받길"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여명(남은 수명) 비례 투표를 "되게 합리적"이라며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젊은 사람들과) 1대1로 표결해야 하냐"며 설화를 일으킨 이틀 뒤, 당 소속 양이원영 의원이 비호하며 "지금 투표하는 많은 이들은 그 미래에 살아있지도 않을 사람들"이라고 하자 여당에선 "더불어망언당"이란 질타가 쏟아졌다. 민주당이 정작 미래세대 부담만 가중시키는 정책 일색이란 비판도 나왔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은 1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망언에 망언을 더한다"며 "'미래 짧은 분들'이란 노인폄하 망언을 두둔하려다 '지금 투표하는 이들, 미래에 살아있지도 않다'는 망언이 보태졌다. 혁신위가 입장문을 내고 '취지 왜곡'이라며 오리발을 내밀더니, 양이원영 의원의 2차 망언이 쐐기를 박는다.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패륜정치에 할말을 잃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김은경 혁신위원장 먼저 겨냥해 "잘못했으면 백배사죄해서 풀 일이지, 적반하장이 사태를 수습불능으로 몰고 간다"며 "아들까지 (중학생 때 했다는 말을 띄워) 정치의 소재로 삼는 비정함, 표의 가치를 인간의 수명으로 계산하겠다는 반(反)문명적 발상, 빈부(貧富)·노사(勞使)에 '노소(老少)'까지 갈라치기하는 분할정치, 사람의 향기가 실종되니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 계열 정치인들의 노년층 투표권 폄훼사(史)를 소환했다. 예컨대 2004~2005년 당시 "60세 이상은 투표하지 말고 집에서 쉬라"(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50대 접어들면 사람이 멍청해져, 60대엔 책임있는 자리에 있지 말아야"(유시민 전 열린우리당 의원), "노인네들이 오지 못하게 엘리베이터를 모두 없애버리자"('나는꼼수다' 멤버였던 김용민 전 국회의원 후보) 등이다.
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011년 '서울 노친네들 투표 못하게 여행 예약해드렸다'는 트위터에 "진짜 효자!!"라는 댓글을 단 사례, 2014년 국정감사 당시 62세이던 설훈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자니윤(본명 윤종승)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에게 "79세면 은퇴해야 할 나이인데 일을 하려고 하냐"며 "한국에서 정년은 60세 전후다. 정년이라는 제도를 왜 뒀겠느냐. 인간이 연세가 많으면 판단력이 떨어져 쉬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 사례가 거론됐다.
김 혁신위원장과 양이 의원 사례까지 재론한 박 의장은 "노인폄하 릴레이는 끝도 없다. 경로(敬老)문화가 민주당으로 가니 순삭된다"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해 "'아바타'로 풀 일이 아니다. '몸통'이 나서야 한다. (혁신위원장의) 임명권자인 이재명 대표가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하기 바란다. 혁신위, 국민의 불쾌지수를 더 높이고 있다. 해체가 답이다. #더불어망언당 #무한망언릴레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중앙당에서도 1일 오후 황규환 수석부대변인 논평을 통해 "온갖 성추문이 터질 때마다 가해자를 두둔하며 '2차 가해'에 나섰던 민주당이, 이제는 하다 하다 '어르신 폄훼'에도 2차 가해를 이어가고 있다"며 "김 혁신위원장의 황당한 망언에 반성과 사과는 못 할망정 언론 탓을 하더니, 급기야 양이 의원은 대놓고 어르신 세대를 겨냥하며 김 위원장의 망언을 두둔했다"고 규정했다.
황규환 수석부대변인은 "민주당의 고질적인 세대 갈라치기 습관과 '어르신 폄훼DNA'가 고스란히 담겼다"며 "양이 의원 눈에는'미래에 살아있을 사람'과 '살아 있지 않을 사람'이 보이기라도 한단 말인가. 게다가 지금의 대한민국을 있게 하고, 헌신과 희생으로 자유와 민주주의, 그리고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어른 세대들에게서 왜 앞으로의 미래를 꿈꿀 자격조차 빼앗으려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따졌다.
그는 "그 어르신들만큼 자신들의 자식이 살아갈 미래를 걱정하는 이가 누가 있단 말인가. 민주당은 그렇게나 어르신들 앞에, 또 미래세대 앞에 당당한가"라며 "미래세대를 볼모로 잡고, 양이 의원의 말대로 '2050년 삶에 영향을 끼칠 중요한 정책'을 마구잡이로 밀어붙이는 것은 누구인가.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대한민국의 안보마저 정쟁의 소재로 삼고, 대책 없는 퍼주기로 미래세대에 빚을 떠넘기고 있는 건 바로 민주당"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청년과 미래세대의 정치 참여를 바라지 않는 이는 아무도 없다. 하지만 관심과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세대를 갈라치며 분열을 조장하고 폄훼하는 것은 분명히 다른 차원의 이야기"라며 "정치가는 미래를 생각하고, 정치꾼은 눈앞의 표만을 생각한다고 했다. 눈앞의 표를 위해 어르신을 폄훼하는 양이 의원과 민주당이야말로 반대로 '미래세대'를 언급할 자격이 없는 '정치꾼'에 불과하다"면서 사죄를 요구했다.
'원희룡계'로 꼽히는 백경훈 당 상근부대변인도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양이 의원이 탈핵활동가 출신임을 겨냥 "양이 의원의 말대로라면 '미래에 살아있지도 않을 분'이, 탈원전이다 뭐다 왜 우리 청년의 미래를 죽이고 있나"라고 반문했다. 비난 수위를 높이는 대신 비꼬는 반응도 있었다. 홍종기 전 대선 미디어법률단장(경기 수원시정 당협위원장)은 "정부여당에게 보석 같이 소중한 존재들, 내년에도 꼭 공천받으시길 '기원 1일차'"라고 썼다.
반면 민주당 혁신위는 이날 김 위원장을 향한 비판에 "청년 세대의 정치참여를 촉구하는 발언이었다"며 "국민의힘은 세대 간 갈라치기를 하지 말라"고 핏대를 세웠다. 양이 의원은 '미래에 살아있지도 않을 사람들'이라고 썼던 페이스북 글을 수정하고, 후속 글에서 "'오해'를 불러일으켜 죄송하다"며 "장년층과 노년층의 정치참여 책임"이라고 논점을 옮겼다. 이에 홍종기 전 단장은 "진정한 혁신은 파괴에서 시작된다고 믿는 분들"이라며 "민주당 파괴위로 개명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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