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후 아픔 ‘어디나,누구나’ 같다

강주영 2023. 8. 2.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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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사상자 숫자'라는 기록을 남긴다.

강제노역 등 일제강점기 시대 과거 청산 문제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등 한일이 여러 사안에서 첨예한 갈등을 빚는 시점에서 전쟁으로 인한 인류의 보편적 아픔과 트라우마를 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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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모 연극 ‘아버지와 살면’
3∼6일 춘천 아트팩토리 봄
히로시마 원폭 소재 일본 원작
“국적 떠나 보편적 고통 그려”
도모 ‘아버지와 살면’ 공연 모습

전쟁은 ‘사상자 숫자’라는 기록을 남긴다. 승자의 기록은 달리 말하면 죽음의 기록이기도 하다. 이 기록에서조차 빠진 무고한 희생자, 남겨진 이들도 있다. 기억과 고통을 안고 사는 이들에게 전쟁은 과거가 아닌 현재다.

광복 78주년을 앞두고 1945년 8월의 어느날 사건으로 거슬러가는 이야기가 무대에 오른다. 오는 3일 춘천 아트팩토리 봄에서 개막하는 문화프로덕션 도모의 연극 ‘아버지와 살면’이다. 미국이 원자폭탄 ‘리틀보이’를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한 1945년 8월 6일 이후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이다. 광복의 결정적 계기가 된 동시에 강제노역으로 끌려간 한국인 3만5000여명이 숨진 날이기도 하다. 이날 히로시마에서는 한국인과 일본인 약 14만명이 숨졌다.

최근 아트팩토리 봄에서 열린 기자회견 현장.

도모는 최근 아트팩토리 봄에서 연극 ‘아버지와 살면’ 기자회견을 가졌다. 연출을 맡은 황운기 도모 이사장과 김귀선·김응형·원소연·이현지 배우가 참석해 극의 의미를 직접 설명했다.

일본을 대표하는 극작가 고 이노우에 히사시가 1994년 쓴 이 작품은 일본의 한 가정을 통해 원자폭탄 폭격을 겪은 이들의 아픔을 풀어낸 2인극이다. 원자폭탄에 숨진 아버지 ‘다케조’가 폭격 후 3년 뒤 남겨진 딸 ‘미쓰에’에게 유령이 되어 찾아가는 이야기다. 강제노역 등 일제강점기 시대 과거 청산 문제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등 한일이 여러 사안에서 첨예한 갈등을 빚는 시점에서 전쟁으로 인한 인류의 보편적 아픔과 트라우마를 전할 예정이다.

일본과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에서 호평 속에 공연돼온 만큼 원작자 요청대로 언어를 제외하고는 원작 그대로 재현한다.

최근 아트팩토리 봄에서 열린 기자회견 현장.

다케조 역을 맡은 김귀선 배우는 “국가 간 갈등이 여전한 상황에서 핵 무기가 주는 공포를 보편적으로 전달할 것”이라며 “오염수 방류 문제 등이 논란인 상황에서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정치적 상황이나 특정 국가를 떠나 전쟁을 겪은 인류의 보편적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미쓰에 역의 원소연 배우도 “한국어임을 제외하면 원작 그대로를 살렸다. 일본문화나 대화방식을 재연한다는 면에서 거부감을 갖는 관객도 있었다”면서도 “연기를 거듭할수록 전쟁의 공포, 가족간 사랑은 보편적 정서임을 느끼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의 아픔이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운기 이사장은 “국내에서는 8월 15일을 기억하지만 8월 6일의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며 “한일간 정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불편을 느끼는 관객도 있을 수 있지만 두 사람의 대화를 통해 그저 아픈 기억 속에서 살아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봐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도모는 2020년 국내에서 이 작품을 처음 공연한 이후 태백·횡성과 서울 대학로, 경북 안동, 경기 군포 등에서 공연을 이어왔다. 올해 강원문화재단 지원사업을 통해 춘천 무대를 갖게 됐다.

오는 6일까지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과 휴일 두 차례 공연한다. 강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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