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이나 2루 훔친 캡틴, 유니폼은 피로 물들었다 "나이 들면 못 뛴다는 소리 듣기 싫어" [MD잠실]
[마이데일리 = 잠실 심혜진 기자] LG 트윈스 캡틴 오지환(33)이 한 경기 3도루를 성공시키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오지환은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5번 유격수로 선발출전해 1타수 1안타 2볼넷 1득점 3도루로 활약했다.
2회말 1사에서 첫 타석에 들어선 오지환은 볼넷을 골라내 출루했다. 이후 도루와 포수 송구 실책으로 3루까지 들어갔지만 아쉽게 후속타 불발로 득점을 올리지는 못했다. 4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볼넷을 골라냈고 도루로 2루까지 들어갔다. 이어서 이재원과 박동원의 진루타에 홈을 밟아 3-1로 달아나는 득점을 기록하는데 성공했다.
6회에도 선두타자로 나선 오지환은 이번에는 안타를 때려냈다. 이어서 도루까지 성공시키며 이날 경기에만 무려 3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8회 무사 1루에서는 희생번트를 성공시키며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LG는 오지환의 활약에 힘입어 4-2로 승리하고 5연승을 질주했다.
오지환은 이날 3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각종 개인 도루 기록을 달성했다. KBO리그 역대 8번째로 12시즌 연속 10도루를 기록했으며 통산 251도루를 기록해 역대 20번째로 250도루를 돌파했다.
또한 개인 통산 한 경기 최다도루 타이도 기록했다. 오지환이 한 경기 3도루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15년 4월 16일 잠실 KIA전 이후 3029일 만이다.
경기 후 오지환을 만났는데, 유니폼 무릎 쪽에 피가 맺혀있었다. 도루를 하다 난 상처다.
그는 "4도루를 했어야 했는데 아쉽다. 3개 도루 모두 사인이 나서 뛴 것"이라며 웃은 뒤 "통산 250도루를 대기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주전으로 뛰었으면 그정도는 해야 한다"고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12시즌 연속 10도루 기록은 만족스럽다. 그는 "이 기록은 알고 있었다. 탐나는 기록이었다. 주전으로 뛰면서 많은 선수들이 도태되거나 나이가 들면 못 뛴다는 소리를 듣기가 싫었다. 그래서 늘 두 자릿수 도루를 목표로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오지환은 이틀 전인 지난달 30일 두산전에 휴식을 취했다. 무더위에도 3개의 도루를 하는 등 최선을 다했던 이유다. 오지환은 "나는 핑계댈 수 없다. 이틀 쉬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알고 들어갔다. 그래서 더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 (휴식)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오늘 힘이 좀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결과로 2위 SSG와 3.5경기차로 벌어졌다. 오지환은 "올 시즌을 하면서 느낀 것인데, 리그 전반적으로 스윕승, 스윕패가 많다. 그래서 안전하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최대한 이길 수 있는 경기는 이겨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매 경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오지환, 피가 묻은 유니폼. 사진=심혜진 기자, 마이데일리DB]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