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무법지대, 뒤틀린 교실 [아침을 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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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학생을 두려워하고 학부모와의 접촉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건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불편한 진실이다.
권력과 부를 가진 부모, 그중 진상 부모들이 이런 고질병의 원인 제공자다.
배움의 장으로서 교실은 교사와 학생들 사이에 독점적으로 일어나는 지속적 상호작용의 공간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래전부터 교실 외양은 선진국이 됐지만 양극화된 우리 사회 힘의 논리가 그대로 투영된 '권력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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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학생을 두려워하고 학부모와의 접촉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건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불편한 진실이다. 권력과 부를 가진 부모, 그중 진상 부모들이 이런 고질병의 원인 제공자다. 교사가 스승이 아니고, 학교가 배움의 장이 아니니, 학생이 문자 그대로 ‘배우는 존재’가 아니다.
배움의 장으로서 교실은 교사와 학생들 사이에 독점적으로 일어나는 지속적 상호작용의 공간이다. 교실 공간은 교육 그 자체의 가치, 즉 미래 사회의 주인공이 될 아이들의 ‘마음이 성장’하는 ‘성숙’이란 원칙으로 운영돼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래전부터 교실 외양은 선진국이 됐지만 양극화된 우리 사회 힘의 논리가 그대로 투영된 ‘권력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특히, 특권층 자녀들이 어렸을 때부터 무의식 중에 보고 들은 것은 교사란 실력 없고, 가난하고, 힘없는 존재이다. 이러한 권력 공간에서 교사는 약자로 전락했다.
저출산도 문제이지만, 권력 공간이 된 교실을 바꾸지 않는 한 한국의 미래는 암울하다. 교실은 교과 지식을 전달하고, 시험에 대비하는 기능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순수 교육 가치로 운영되는 ‘배움의 장’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제 아무리 훌륭한 부모도 못 하는 일을 선생님들은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다. 교육개혁은 이제 그 배움터 일선의 중심에 있는 교사에게 집중돼야 한다.
우선, 교육 내용 면에서 학생들의 권리를 가르치는 것은 좋으나, 그 이면에는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매일같이 체득하도록 해야 한다. ‘권리=의무’라는 공식은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위한 근본원칙이다. 사회생활에서는 넘어서는 안 될 경계선이 있다. 사람으로서 다른 사람과 조화롭게 살아갈 인간성조차 없는 아이들에게 외국어, 창의력, AI 빅데이터를 가르친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둘째, 교육 방법 면에서 ‘무엇을 하라’는 긍정적 접근으로 대전환해야 한다. 아이들이 바람직한 행동을 할 때마다 칭찬과 격려, 상 등으로 동기부여를 해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긍정적 행동 지원(positive behavior supportㆍPBS) 교육 방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PBS는 이미 다른 교육 선진국에서 많이 연구되고 구체적 사례도 많다.
셋째, ’문제아‘ 학교보다는 좋은 명칭을 사용해야겠지만, 영화 ‘코러스’ 같은 중간 단계의 특수학교를 국가가 시급히 만들어야 한다. 이미 문제아들이 양산되어 있고, 진상 부모를 뒤에 둔 이들이 교실의 권력관계에서 공포의 마피아가 되어 버렸다. 학폭 또는 교사의 인격을 침해한 학생을 다른 학교에 전학시키는 것은 미봉책이다. 이들을 일반 학생들과 섞어서 교육하는 것도, 소년원에 보내는 것도, 교실 붕괴의 악순환을 강화할 뿐이다. 이런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교육할 수 있는 전문화된 시설과, 정말 특수 전문교사가 힘을 다해서 사람다운 인간으로 전환시키는 특화된 공간을, 적어도 시도에 1개 이상 만들어야 한다. 미래를 위해 이보다 더 시급한 예산 사업은 없을 것이다.
내용, 방법, 특수학교의 세 가지 접근은 권력 공간이 된 교실에서 ‘교사 제자리 찾기’를 위한 필수요건이다. 교사는 무슨 과목을 가르치든 인간성 교육을 녹여서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교대, 사대의 교육이 강화되고, 획기적 교사 처우개선이 이뤄지고, 다른 선진국같이 석사학위 이상의 자격요건을 갖추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교실 혁신의 키는 교사의 질에 달려있다.
임도빈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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