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시사기획창, 방송사 최초 챗GPT 공동제작 다큐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KBS1 TV 시사기획창이 1일 밤 10시 챗GPT가 만든 다큐, ‘AI혁명-챗GPT에 AI를 묻다’편을 방송했다.
챗GPT가 출시되면서 AI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 AI가 산업의 영역을 넘어 일상까지 파고들며 세상을 바꾸어 놓고 있다. 한국에서 AI 박람회가 열린 데 이어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AI 박람회가 열렸고 현실이 되는 ‘AI의 미래’를 전망하는 강연이 유튜브와 틱톡에 쏟아지고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메타 같은 거대 IT 기업들도 AI 시장이 열리면서 사실상 개발 전쟁에 돌입했다. 이 모든 변화는 지난해 말 공개된 챗GPT, 생성형 AI의 등장과 함께 시작됐다.
포털 창에 검색어를 입력해 원하는 자료를 검색했던 기존의 정보수집 방식을 완전히 뒤집는 새로운 접근, 그것은 대화, AI와의 대화였다. 복잡한 단계를 거치지 않는 인간의 언어 그 자체로 기계에 질문하고 답을 듣는 인류 최초의 ‘기계와 인간의 대화’였다. 챗GPT는 출시 두 달 만에 사용자 1억 명을 넘기며 돌풍을 일으켰다.
1년도 되지 않아 생성형 AI는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여러 앱과 연결되면서 고품질의 콘텐츠들을 생산해내고 있다. 인간의 예측을 뛰어넘는 놀라운 기술 진화 속도를 보여주고 있다.
-AI 뮤직, AI 아트, AI 작가...인간 만의 창작 시대 저물어
가수 아이유, 마마무, 구구단 등 유명 가수와 아이돌의 노래를 만든 것으로 유명한 작곡가 닥터 조는 자신이 만든 곡에 챗GPT로 쓴 가사를 붙여 AI 목소리 가수가 노래를 불러 완성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원하는 작사 방향, 느낌, 주제에 대해 입력하자 챗GPT가 멜로디와 리듬에 맞게 1분도 안 돼 독창적인 작사를 완성했고, AI 목소리 가수는 작곡가가 원하는 성량과 톤, 기교를 발휘하며 만족스럽게 곡을 불렀다. AI로 많은 것들이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에 있는 카네기멜런대학에서는 AI 로봇이 멕시코 초현실주의 화가 프리다 칼로의 초상화를 그리고 있다. 인간이 원하는 화풍과 디자인 등을 로봇에게 입력하면 로봇이 스스로 판단해 그림을 그리는 방식이다. 인간의 고유영역, 인간의 독창적인 창의력이 발휘되는 영역으로 생각해 온 글쓰기와 음악, 아트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실력을 맘껏 뽐내고 있다.
-초거대 AI를 둘러싼 전 세계 패권 전쟁
챗GPT가 등장과 함께 돌풍을 일으키자 글로벌 IT 기업들은 심각한 경영 위기를 직감하고 AI, 인공지능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오픈AI의 챗GPT 등장 석 달 만에 구글은 대화형 인공지능 ‘바드’를, 마이크로소프트는 AI 챗봇 ‘빙’을 서둘러 내놓으면서 챗GPT를 바짝 추격했다. 초거대 AI 생태계 구축에 있어 누가 주도권을 잡느냐 하는 것은 이제 생존의 문제가 됐다.
AI 지각변동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국가 간 패권 경쟁도 더욱 치열해졌다.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AI 반도체 공급을 제한해 중국과 격차를 늘리겠다는 전략을 내놓자 중국이 곧장 고성능 반도체와 전기차 주요 광물 소재 수출을 제한하겠다는 맞불을 놓기도 했다. 얼마 전엔 미국이 클라우딩 컴퓨팅에 대한 중국업체의 접근을 제한하는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누가 먼저 초거대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주도권을 잡을 것인가 하는 것은 그만큼 국가 차원의 중요한 전략과제가 되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초거대 AI 구축이 가능한 나라는 4~5개국이 전부이다. 다행인 것은 우리나라가 그 안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초거대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주도권을 잡기 위해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바로 하드웨어적인 면과 소프트웨어적인 면, 양쪽 모두를 잡아야 한다는 것. 즉 풀 스택을 완성하는 것이다. 그 가운데 AI 반도체는 우리가 풀 스택을 완성하기 위한 기회로 삼을 만한 것이다. 메모리 반도체 강국으로 쌓아온 기술을 AI 반도체 생산으로 이어간다면 우리에게 다시 기회가 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해볼만하다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 한국이 초거대 AI 생태계 구축에 나서면서 옆 나라 일본은 마음이 급해졌다. 정부 주도의 박람회를 개최하고 총리나 나서서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시대로 가는 의지를 직접 보이기도 했다. 일본 내에서도 AI로 바뀌는 시대 변화를 직감하고 AI 생태계 구축을 위한 시도를 하지만 여전히 한계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디지털 혁명 시대에 밀려나 뒤처진 경험이 있던 일본은 AI 혁명에서만큼은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와 각오를 다지고 있다.
-‘챗GPT에 AI를 묻다’, 인간과 기계의 공존을 위한 AI 규제의 필요성
챗GPT 등장 이후 AI 기술 개발 속도는 폭발적이었다. 다양한 영역에 AI가 탑재되고 활용되면서 놀라운 생산력을 보여주었다. 문제는 인간의 예측으로 따라잡지 못하는 AI 기술 발전이 어떤 부작용을 낳느냐 하는 우려가 거론되면서부터 시작된다.
단순히 데이터를 검색해 정리해 주는 능력을 뛰어넘어 AI가 창작 영역에까지 두각을 나타내면서 창작자들의 생계 우려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미국 LA와 뉴욕 등 대도시에서는 연일 작가들이 AI로 인해 생계에 위협받고 있다며 AI 창작물이 가져오는 위기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가짜 뉴스도 문제가 되고 있다. AI가 만든 진짜와 같은 가짜 뉴스가 SNS를 타고 유포되면서 혼란에 빠지는 일도 늘어났다. 인간의 규제가 기술을 따라잡지 못하면서 기술이 악용되는 사례가 늘자, 유럽연합과 미국이 AI 규제 마련에 앞장섰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 CEO 샘 알트만 역시 전 세계를 돌며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일도 벌어졌다.
AI 규제 마련이 시급한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지적 과제를 AI가 이해하고 배우는 AGI (Artifcial General Intelligent) 시대가 오면 인류에게 진짜 위험한 순간이 닥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아주 사소한 이유로, 의도하지 않았던 명령어로 인류가 한순간 멸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이기 위해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발생시키는 인간을 공격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게 의도치 않은 사소한 일로 인류가 멸망할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
-국내외 AI 전문가들 총출동...인류과 AI의 공존에 대한 다양한 관점
챗GPT로 열린 인공지능 시대, 이 혁명이 인간과 기계의 완벽한 조화와 공존으로 이어질 수 있게 우리가 준비해야 하는 전략은 무엇인가? 이번 편에는 국내외 AI 전문가들이 총출동했다. 네이버 하정우 소장, KT 배순민 상무, 이상완 카이스트 교수, 명현 카이스트 교수, 리벨리온 박성현 대표, 한빛미디어 박태웅 의장, 백석대학교 이강무 교수, 이승환 국회 미래연구원 연구위원, 이창희 디오션뮤직 대표, 닥터 조 프로듀서, 미국 로스쿨 시험을 테스트한 조나단 최 USC 로스쿨 교수, 유럽연합 AI 규제법에 참여 중인 아누 브래드포드 미국 컬럼비아대 로스쿨 교수, 그림 그리는 로봇 ‘프리다’를 개발한 오혜진 카네기멜런대 교수, 베스트셀러인 ‘파이널 인벤션’을 쓴 제임스 배럿 등이 인공지능과 인류의 미래에 대한 다양한 관점의 이야기들을 전해준다.
-챗GPT에 AI를 묻다...“바드, 다큐멘터리 제목을 추천해줘”
시사기획창 제작진은 이번 편을 제작하면서 챗GPT와 공동작업을 진행했다. 구성안을 챗GPT에게 물어 참고했고, AI 관련 세계 전문가들을 챗GPT가 추천해주었다. 그리고 그들과의 인터뷰 질문들도 챗GPT가 작성한 것을 질의했다. 챗GPT는 이번 편을 제작하는 데 있어 AI 아트와 AI로봇틱스 등을 취재하라고 조언하고 미국 작가협회의 파업과 MBA 시험과 미국 로스쿨 시험을 통과한 것도 취재하는 것이 좋다고 추천한다.
그리고 챗GPT의 능력 가운데 뛰어난 능력인 이메일 작성 능력도 보여주었다. 챗GPT는 이메일에 담을 몇 가지 한글 문장을 입력하면 거의 완벽에 가까운 영문 이메일을 작성해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작진은 다큐멘터리 내용을 알려주고 “다큐멘터리 제목을 추천해줘”라고 입력했고, 챗GPT는 제목을 추천해주었다. 그래서 나온 제목이 〈AI 혁명〉 부제는 ‘챗GPT에 AI를 묻다’이다.
내레이션은 가수 육중완씨가 맡았다. 다큐멘터리 중간에 육중완씨의 목소리를 학습시킨 AI 육중완씨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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