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밤을 잊은 부산 광안리…열대야와의 전쟁에 시민 '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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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도 발바닥이 뜨거워 한낮에는 나오기 힘들어요. 밤에라도 나와서 같이 걸으니 좋아하는 것 같아요."
1일 오후 9시께 남편과 함께 반려견 '뭉치'를 데리고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해변로를 산책하던 50대 정모씨는 밀려 들어오는 파도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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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반려견도 발바닥이 뜨거워 한낮에는 나오기 힘들어요. 밤에라도 나와서 같이 걸으니 좋아하는 것 같아요."
1일 오후 9시께 남편과 함께 반려견 '뭉치'를 데리고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해변로를 산책하던 50대 정모씨는 밀려 들어오는 파도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정씨는 "날씨가 너무 덥고 습해 지난주부터 밤마다 바람을 쐬러 나오고 있다"며 "너무 오른 전기 요금 때문에 에어컨을 켜기 겁이 나 가능하면 밖에서 오랜 시간을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광안리해수욕장에는 시원한 바닷바람으로 더위를 식히기 위해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친구, 가족 혹은 반려동물과 함께 파도 소리를 들으며 백사장을 거니는 이들이 많았다.
아이들은 밀려 들어오는 시원한 파도에 발을 담그며 즐거워했고, 관광객들은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운동하는 이들도 보였다.
가벼운 옷차림의 시민들은 무리 지어 자전거를 타거나 가볍게 달리는 등 대낮에 하지 못한 운동을 하며 더위를 잊었다.
러닝 크루를 이끄는 30대 박모씨는 "바다를 보며 운동할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이곳에서 뛰는 사람들이 많은데 최근에는 낮에 너무 더워 저녁에 모인다"며 "관광객들이 많아 불편하기도 하지만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근처 횟집에서 식사를 마친 뒤 야외에서 시원한 커피나 술을 마시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서모(61)씨는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는데 바닷가가 시원하다 보니 광안리에서 만나자고 제안했다"며 "광안대교를 보며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이니 너무 좋다"고 활짝 웃었다.
여름마다 무분별한 술판이 벌어져 지난달부터 광안리해수욕장 인근 민락수변공원에서 더 이상 술을 마시지 못하게 하자 백사장 주변 곳곳에 술상이 차려지는 풍선 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또 일부는 남은 음식과 쓰레기를 돗자리째 거리에 버리고 떠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서울에서 미국인 친구들과 함께 부산에 놀러 왔다는 김모(24)씨는 "교환학생으로 온 외국인 친구들에게 이색적인 경험을 선물하려고 치킨과 회, 술을 사 와 돗자리를 깔았다"면서 "뒷정리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 친구들에게 보여주기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해수욕장 인근에서 노래, 마술 등 거리공연을 보거나 주변 상가 야외 테이블에 앉아 시원한 음료나 맥주를 마시는 이들도 많았다.
지난달 28일부터 닷새째 폭염경보 내려진 부산은 일주일째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psj1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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