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경기 3도루' 오지환 "배려해주셨으니 전력질주"(종합)

김희준 기자 2023. 8. 1. 22: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키움전서 3029일 만에 1경기 3도루
12시즌 연속 두 자릿수 도루…"탐나는 기록이었다"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LG 트윈스의 베테랑 타자 오지환(33)이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비면서 팀의 5연승에 힘을 더했다. 2023.08.01jinxijun@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LG 트윈스의 베테랑 타자 오지환(33)이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비면서 팀의 5연승에 힘을 더했다.

LG는 1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2023 신한은행 쏠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4-2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5연승을 질주한 LG는 시즌 54승째(2무 33패)를 올리며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LG의 승리에 3회 터진 문보경의 역전 투런포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오지환의 활약도 눈길을 끌었다.

5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오지환은 안타 1개, 볼넷 2개로 세 차례 출루했다.

단지 출루만 한 것이 아니었다. 나가면 뛰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74경기에서 도루가 8개였는데 이날 하루에만 3개를 성공했다.

1경기 3도루는 개인 통산 최다 타이다. 2015년 4월 16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서 도루 3개를 기록한 이후 3029일 만에 개인 통산 두 번째로 1경기에 도루 3개를 해냈다.

시즌 10도루를 넘긴 오지환은 KBO리그 역대 8번째로 12시즌 연속 두 자릿수 도루를 달성했다.

또 개인 통산 250도루를 돌파했다. 통산 250도루는 KBO리그 역대 20번째다.

오지환은 2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 맞은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이안 맥키니를 상대로 볼넷을 골라냈다.

오지환은 후속타자 이재원 타석 때 2루를 훔쳤다. 맥키니는 급격하게 제구가 흔들리면서 이재원, 박동원을 모두 볼넷으로 내보내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다만 박해민이 병살타를 치면서 LG는 만루 기회를 무득점으로 끝냈다.

LG가 2-1로 앞선 4회 오지환이 발로 팀에 추가점을 선사했다.

4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오지환은 또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이번에도 곧장 2루를 훔친 오지환은 이재원의 중견수 뜬공 때 3루로 태그업했고, 박동원의 투수 땅볼 때 홈으로 파고들었다.

오지환은 6회말에도 선두타자로 나서 중전 안타를 날렸다. 이후 박동원 타석 때 2루로 또 도루했다.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득점까지 올리지는 못했다.

오지환은 8회말 무사 1루에서는 희생번트로 주자를 득점권에 보냈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1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 대 LG 트윈스의 경기, 6회말 LG 대타 김현수의 타석에서 오지환이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2023.08.01. ks@newsis.com

이날 경기 전까지 팀 도루 94개로 선두를 달린 LG는 이날도 4개의 도루를 해내며 '발야구'를 선보였다.

이날만큼은 LG 발야구의 중심에 팀 내 도루 1, 2위는 달리는 신민재, 문성주가 아니라 오지환이 있었다.

경기 후 오지환은 '1경기에 도루 3개를 했던 기억이 있냐'는 질문에 "글쎄요"라고 답했다.

취재진이 이전에 한 차례 있었다고 말하자 "세 차례 도루 모두 벤치 사인이었다. 감독님과 코치님이 좋은 타이밍에 사인을 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나는 그저 전력질주했을 뿐"이라고 공을 돌렸다.

1경기 3도루 기록에 대해서는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는 오지환은 12시즌 연속 두 자릿수 도루를 달성한 것에는 의미를 뒀다.

"기록 달성에 대해 알고 있었고, 탐나는 기록이었다"고 말한 오지환은 "나이가 들어서 못 뛴다는 말을 듣기가 싫었다. 그래서 항상 두 자릿수 도루를 목표로 생각해왔다"고 강조했다.

오후 9시가 넘어도 기온이 30도가 넘는 무더위에 계속해서 뛰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오지환도 "솔직히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코치진의 배려 속에 지난달 3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나서지 않고 휴식을 취했기에 온 힘을 다해 뛰었다.

오지환은 "지난주 일요일에 경기를 나가지 않았다. 힘들다는 핑계를 댈 수 없다"며 "배려해주신 것을 생각했기에 조금 더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 남들보다 더 힘을 내야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휴식을 취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는 오지환은 "매일 똑같은 타격 훈련을 하지만, 훈련을 위해 방망이를 들었을 때 느낌이 있다"며 "오늘은 생각보다 힘이 있었다. '괜찮은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나가면 뛴 오지환의 유니폼은 온통 흙 투성이었다. 왼쪽 무릎에는 피가 배어나와 있었다.

오지환은 "도루를 하다가 상처가 난 것 같다. 언제 그랬는지 모르겠다"며 멋쩍게 웃었다.

최근 오지환의 타격감은 나쁘지 않다. 오지환은 지난달 27일 수원 KT 위즈전부터 29일 잠실 두산전까지 3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날렸다.

그러나 오지환은 "타격감이 좋다, 나쁘다를 따지기 보다 볼넷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좋게 생각된다. 출루를 많이 하는 것이나 중요한 순간에 어떻게든 잘해내야 하는 것에 신경을 쓰는데, 볼넷으로 많이 출루하게 돼 기분이 좋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