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외국인 가사도우미에 ‘노예·인권침해’ 운운 지나쳐”

김주영 2023. 8. 1.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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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서울시가 올해 안에 시범사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힌 외국인 가사·육아근로자(도우미) 제도와 관련해 찬반 논란이 불거지자 제도를 처음 공식 제안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제도의 취지를 재차 강조하며 반박에 나섰다.

오 시장은 특히 반대 진영에서 외국인 가사도우미들의 낮은 임금 등을 우려하며 '현대판 노예'나 '인권 침해' 등 비판을 쏟아내는 것을 겨냥해 "지나치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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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무지서 낱알 찾는 마음으로 제안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올해 안에 시범사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힌 외국인 가사·육아근로자(도우미) 제도와 관련해 찬반 논란이 불거지자 제도를 처음 공식 제안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제도의 취지를 재차 강조하며 반박에 나섰다. 오 시장은 특히 반대 진영에서 외국인 가사도우미들의 낮은 임금 등을 우려하며 ‘현대판 노예’나 ‘인권 침해’ 등 비판을 쏟아내는 것을 겨냥해 “지나치다”고 맞섰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7월 31일 서울 송파구 가든파이브에서 열린 서울권역 난임·우울증 상담센터 개소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 시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외국인 가사·육아도우미를 놓고 찬반양론이 거세다. 제가 지난해 제안해 사회적 논의가 시작됐지만 비판론도 존중한다”며 “다만 제안 취지를 다시 돌아봤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맞벌이 부부가 육아도우미를 구하려면 300만∼500만원이 들고 상당수는 비싸서 포기하게 된다”며 “평판 좋은 도우미는 ‘3대가 덕을 쌓아야 만날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력 부족도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외국인 도우미는 비용과 인력 부족 두 가지 이유로 도입해보자는 것이었다”며 “특히 비용 때문에 출산을 포기했던 많은 맞벌이 부부에게 외국인 도우미라는 새로운 선택지를 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오 시장은 “그러나 국내 최저시급을 적용하면 (외국인 가사·육아도우미 임금이) 월 200만원이 넘는다”며 “문화도 다르고 말도 서툰 외국인에게 아이를 맡기며 200만원 이상을 주고 싶은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시범사업 참여가 유력한 필리핀은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3500달러로 우리의 10분의 1 정도”라며 “이분들에게 월급 100만원은 자국에서 받을 수 있는 임금의 몇 배 수준일 텐데 이를 두고 노예, 인권 침해 운운하는 것은 지나치다”라고 반론을 폈다.

오 시장은 그러면서 ““역사적인 최악의 출생률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은 일부 부작용이 예상된다는 이유로 새로운 시도를 포기할 만큼 한가하지 않다”며 “황무지에서 작은 낱알을 찾는 마음으로 제안한 제도”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 (제도가) 시작이니 정부와 함께 정책의 실효성을 높여나갈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부연했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해 9월 국무회의에서 초저출생 극복을 위한 대책 중 하나로 외국인 가사인력 도입을 공식 제안했다. 이후 고용노동부는 서울시와 협의를 거쳐 필리핀 등에서 온 외국인 가사근로자 100여명을 이르면 연내 서울에 시범도입하기로 했다. 이들 외국인 가사도우미는 최소 6개월 간 서울의 맞벌이·한부모 등 가정에서 최저임금 이상인 200만원가량의 임금을 받고 일할 예정이다. 전날 고용부가 연 공청회에선 이 제도를 둘러싼 찬반 양론이 팽팽히 맞서며 관심을 모았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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